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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26 22:16 수정 : 2006.04.04 14:11

타 보니/베엠베 ‘X3 3.0d’

올 한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화두는 디젤이었다. 세밑에 만난 베엠베(BMW)의 첫 디젤 모델 ‘X3 3.0d’는 이 주제를 마무리하는 화룡점정이라 할만하다.

이 차는 베엠베의 3시리즈를 뼈대로 만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휘발유 모델은 2004년부터 국내에 팔리고 있었다. 새차는 경제성을 이유로 디젤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7250만원(휘발유 모델과 동일)에 달하는 차값을 감당할 능력이 있는데 왜 휘발유 대신 디젤을 선택하느냐는 것이다.

새차를 타보고 나니 해답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시동을 걸자 휘발유차와 분간이 안될 만큼 조용하고 부드럽게 엔진이 달궈진다. 속도를 붙이자 가속 페달을 밟는 오른발과 엔진 사이에 어떠한 간섭도 없는 것처럼 빠르고 직접적인 반응을 보인다. 말 그대로 ‘밟는 대로 튀어 나가는’ 폭발력이다.


시속 100km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마치 이제까지 멈춰서 있었던 것처럼 급가속의 탄력이 느껴질 정도다. 이는 배기량에 비해 높은 토크에서 오는 체감 파워다. 새차는 터보차저가 달린 3.0리터 엔진을 얹어 최고 218마력을 낸다. 이는 휘발유 엔진(231마력)에 비해 수치상으로 뒤지는 결과다. 그럼에도 운전자가 피부로 느끼는 힘은 더 크다. 이유는 51.8kg·m에 이르는 높은 토크 때문이다. 휘발유 모델의 토크는 30kg·m이다.

토크는 구동축에 전달되는 회전력을 나타내는 단위로, 엔진자체의 운동력을 측정하는 마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축구선수와 육상선수를 예로 들어보면 이해가 쉽다. 축구선수가 한 번 발차기를 할 때의 힘(토크)은 굉장하다. 하지만 그 힘을 40분 내내 쓰지는 못한다. 육상선수는 일정한 발의 힘을 경기 내내 사용해 운동을 한 총량(마력)은 더 많다. 결국 토크는 힘의 크기, 마력은 그 힘으로 일한 양을 표시하는 단위라고 보면 된다.

휘발유엔진을 단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 가운데 50이 넘는 토크를 내는 차는 배기량 5.7리터인 지프 그랜드체로키, 6리터짜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정도다. 디젤엔진이 더 작은 배기량에서 큰 힘을 얻는 셈이다. 같은 3.0리터급 디젤엔진차 가운데 엑스3 디젤과 견줄 수 있는 차는 225마력을 내는 폭스바겐의 투아렉밖에 없다.

엑스3 디젤차는 이처럼 탁월한 엔진 힘을 강조한 덕에 레저형 차보다 스포츠카에 가까운 운동특성을 보인다. 상황에 따라 바퀴의 구동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네바퀴굴림장치 역시 비포장 험로가 아닌 서킷(자동차경주장)에 더 어울릴법한 기능이다.

휘발유차와 비교해,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지만 범퍼와 차체의 색을 일체식으로 처리하고 안개등을 내려 달아 전체적인 인상이 깔끔하고 세련되어 졌다. 연료 1리터당 주행거리는 11km로 같은 배기량의 휘발유차(6.8km)에 비해 연비도 좋다. 무엇보다 새 차 달리는 재미를 추구하는 운전자에게도 디젤엔진이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김재호 자동차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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