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토종 브랜드 맞서
5년만에 소형 SUV 내놔
중국사업 총괄 수장도 바꿔
이광국 부사장 사장 승진 임명
현대자동차가 30일(현지시각) 중국 젊은층을 겨냥해 만든 현지 전략형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신형 ix25’를 충칭공장에서 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5년 만에 신차급으로 탈바꿈한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치고 올라오는 중국 토종 브랜드에 맞서 이전 모델보다 가격을 내리고 연비는 높였다. 현대차는 최근 수년 째 판매 급감으로 현지 공장 일부의 가동을 멈추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터라 새 모델에 거는 기대가 적잖다.
신형 차량의 이름은 ‘신1대(新一代)ix25’이다. 지난 4월 ‘2019 상하이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청춘행동파 에스유브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2014년 첫선을 보인 1세대 ix25는 출시 이후 연평균 10만대가량 팔렸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 판매량이 반 토막 났다. 2세대는 현대차의 소형 에스유브이 ‘베뉴’와 같은 체급이나 내·외관 디자인은 완전히 다른 중국 전략 모델이다. 차량 앞쪽은 대형 에스유브이인 ‘팰리세이드’를 연상케 할 정도로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은 현대차가 차세대 엔진으로 개발한 ‘스마트 스트림’ 가솔린 1.5 엔진을 장착했고 연비는 18.8㎞/ℓ로 기존보다 22% 개선됐다. 찻값도 1세대 13만3천위안에서 11만9천위안(주력 모델 기준)으로 낮췄다. 소형급임에도 디지털 세대의 취향에 맞춰 ‘카투홈’ 같은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하는 등 고급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채택했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사드 배치 논란 이후 큰 타격을 받았다. 사드 보복 직전인 2016년 114만대 판매에서 지난해 79만대로 급감했고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5.1%에서 3.6%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판매 부진 원인을 사드 탓에만 돌리기는 어렵다. 급성장한 중국 토종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바짝 쫓아왔는데도 현지 적합형 차종 개발이 늦어지면서 신차 출시 타이밍을 놓쳤고 제품 경쟁력마저 약화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판매 부진에 고전해온 현대차는 기아차와 함께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에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인 이광국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수장을 바꾼 데는 다양한 국외사업과 소통 능력을 보유한 이 사장을 통해 재도약의 고삐를 죄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전반적인 재검토를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회복하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서의 사활은 결국 신차 경쟁력에 달렸다고 업계는 본다. 현대차의 중국 합자사인 베이징현대는 지난해부터 현지 맞춤형 전략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형 코나 ‘엔씨노’(2018년 4월)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라페스타’(8월),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8월), 중국형 싼타페 ‘셩다’(올해 3월), 중국형 아반떼 ‘랑동’ 플러그인하이브리드(7월)가 출시됐다. 중국 판매량은 7월 4만8천대, 8월 5만8천대, 9월 6만9천대로 조금씩 회복세를 타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ix25’에 이어 11월 중에 ‘엔씨노(중국형 코나) 전기차’ 버전을 내놓고 상승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이광국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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