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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26 18:25 수정 : 2019.11.27 17:48

그래픽_김승미

연산 25만대 내달 착공 투자협약
2030년까지 1조8200억원 투입
소형 SUV·전기차 등 전략 모델로
역내 판매·수출 시장 다변화 모색

그래픽_김승미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일본차가 독주해온 동남아 지역에 현대차가 생산거점을 구축하기는 처음이다. 현대차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아세안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6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신설 공장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브카시시의 델타마스 공단 안 77만6천㎡ 터에 들어선다. 현대차는 다음달 착공해 2021년 말 15만대 규모로 공장을 완공한 뒤 향후 생산 능력을 연산 25만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 모델로 개발할 소형 스포츠실용차(B-SUV)와 소형 다목적차량(B-MPV)을 비롯해 전기차도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과 공장 운영비를 포함해 15억5천만달러(약 1조82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연 5% 수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2억7천만명에 이르는 세계 4위 인구, 평균 29살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최대의 차 시장이다. 지난해에만 115만대의 차가 팔렸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타이·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 차 시장 규모는 2017년 310만대에서 2026년 4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흥 성장시장인 인도네시아는 일찌감치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차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곳이다. 현대차는 2017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 뒤 3년여에 걸친 시장조사 등을 거쳐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아세안 회의를 앞두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투자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현대차로서도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동남아 지역에서 만회할 필요성이 높았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양국 간의 신뢰 관계 구축과 교류 확대 분위기도 투자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완성차 수출 때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게 최대 이점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성차를 필리핀·타이·베트남 등 아세안 역내는 물론 오스트레일리아와 중동 등으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완성차와는 별도로 연 5만9천대 규모의 반제품 조립(CKD)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신설될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의 국외 8번째 공장이 된다. 현대차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인도, 터키, 체코, 러시아, 브라질 등에 국외 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차 시장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가운데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17년부터 베트남 타인꽁그룹과 함께 연 6만대 수준의 반제품 조립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아세안 지역 내 모빌리티 분야 투자도 늘리는 중이다. 현대차는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인 ‘그랩’에 투자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지역의 그랩에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공급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그랩과의 전기차 파트너십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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