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보니/지엠대우 토스카 지엠대우가 새로운 중형승용차 토스카를 내놓았다. 중형차 시장은 전체 차 판매의 22.4%를 차지하는 노른자위인 만큼 새 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스카는 지금까지의 지엠대우차와는 성격이 다르다. 우선 지엠대우의 패밀리룩에서 벗어난 새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새 차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인 헤드램프는 펜더 안쪽까지 길게 파고든 모양을 하고 있다. 옆모습은 사이드 몰딩을 없앤 덕에 깔끔해 보인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사이드 미러 아래에 방향 지시등을 단 점도 인상적이다. 실내 디자인은 화려하기 보다 간결하다. 앞 인스트루먼트 페널 전반을 검은색 톤으로 처리하고 알루미늄 장식을 덧대 젊은 감각을 추구하고 있다. 토스카에는 배기량 2000cc와 2500cc급 엔진이 얹힌다. 모두 직렬 6기통이다. 2000cc급 국산차에 6기통 엔진을 얹은 차는 토스카가 유일하다. 6기통과 4기통의 차이는 엔진이 받는 스트레스의 크기에 있다. 헤비급 주먹에 4번 얻어 맞느냐(4기통), 미들급 잔 주먹을 6대 맞느냐(6기통)의 차이로 보면 된다. 실제로 크랭크 회전각도가 120도인 6기통은 180도인 4기통 엔진보다 진동이 작다. 또한 같은 6기통이라 해도 흔히 쓰이는 ‘V6’와는 다르다. V6엔진은 실린더가 말그대로 V자 형으로 기울어져 있어 구조적인 진동이 있다. 반면 직렬 6기통은 피스톤 운동이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물론 최근의 V6엔진은 진동을 줄이는 기술을 통해 공학적 약점을 거의 극복했지만 이론적으로는 직렬 6기통이 안정적이다. 그럼에도 V6가 더 많이 쓰이는 이유는 엔진 크기가 작아 디자인이 편하기 때문이다. 지엠대우는 엔진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사이즈로 직렬 6기통(실린더간 간격 세계 최소)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시승차를 몰아보니 시속 150km까지 한 차례도 막힘없이 가속이 되었다. 가벼운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힘을 뽑아 내는 게 인상적이다. 특히 고속주행 중 5500rpm 무렵에 이르면 오히려 엔진이 조용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새 차에 달린 가변밸브개폐장치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드럽기는 하지만 운전자에 따라 위화감을 느낄 여지도 있겠다.
새 차의 최대출력은 144마력(2000cc)으로 현대 쏘나타나 기아 로체와 같다. 그러나 체감 파워를 결정하는 토크가 (19.2kg.m) 경쟁모델보다 약간 높게 설정되어 있다. 동급에서는 유일한 5단 자동변속기도 주목할만 하다. 도요타 등에 납품하는 일본 부품회사 아이신이 만든 이 변속기는 운전자가 기어 단수를 맞출 수 있는 팁트로닉 방식이다. 시승 중 기어를 5단에서 3단으로 연이어 낮추자 변속기가 빠르게 반응하며 엔진 브레이크 효과가 쉽게 나타났다. 김재호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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