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운전자가 차 앞유리 쪽에 놓인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안내를 받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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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40만원대 출시 뒤 수요 급증
3.5~4인치·512MB 메모리가 주종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 등 따져봐야
자동차 내비게이션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값이 싼 보급형 제품이 쏟아지고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업계 추산으로는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는 70만대 정도이다. 2004년 20만대 수준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이다. 올해는 150만대선까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초 30만~40만원대 보급형 제품들이 나오면서부터이다. 현대오토넷이 39만9천원짜리 ‘폰터스 이지’를 출시한 이후 카포인트(엑스로드), 팅크웨어(아이나비), 파인디지털(제품명 파인드라이브), 디지털큐브(아이스테이션) 등 중소기업들이 각자 고유브랜드로 보급형 내비게이션 시장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도 오는 3월부터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급형 제품은 대체로 3.5~4인치대의 엘시디(LCD) 일체형으로, 차 앞 유리창에 거치대를 부착하고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뒤 시거잭에 꽂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길안내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는 초기 제품 자체의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고, 수시로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업그레이드하게 되어 있다. 메모리 용량은, 보급형이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128메가바이트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512메가바이트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메모리 용량이 커지면서 지도의 정보가 훨씬 더 많아지고 정확해졌다. 가령 256메가 지도의 경우 도로 주변의 위치 정보가 70만~150만건, 주소 정보는 1500만건 안팎이었으나, 512메가바이트 내비게이션은 도로 주변 위치정보가 200만건 이상, 주소 정보는 2500만건 이상 들어 있다. 주변의 주요 건물과 주유소 등에 대한 상세정보는 물론이고 ‘맛집’, ‘가볼만한 곳’ 등 테마별로 정보를 주기도 한다. 단순 길안내 기능을 벗어나 다른 여러가지 디지털기능과 통합되는 것도 요즘 내비게이션의 특징이다. MP3 음악파일 재생이나 사진보기 기능은 기본으로 제공되고, 동영상 재생이나 게임 등의 부가기능을 채택한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기가~30기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달아 개인휴대용정보단말기(PDA)나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현대오토넷과 파인디지털은 지난해 말 지상파디엠비(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수신기능이 내장된 내비게이션도 내놓았다. 내비게이션을 살 때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시간 교통정보는 문화방송이나 이동통신회사에서 제공하는 것을 이용할 수 있는데, 대개 고가형 제품이거나 별도의 통화료를 지불해야 하는 게 문제이다. 그것보다 내비게이션 제조회사가 제휴 무선호출망을 통해 제공하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하면 훨씬 싸다. 현대오토넷의 경우 012 무선호출망에서 받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화면화단에 자막으로 무료 제공한다. 연간 4만7천원을 내면 지도에 막히는 구간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알려주기도 한다. 지도의 업그레이드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지도를 1년에 2~3회 정도, 무인카메라 정보는 월 1회 업그레이드 해준다. 내비게이션은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브랜드별로 기능과 서비스가 차별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무조건 싼 제품보다 지도의 정보량과 정확성, 부가기능과 사후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좋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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