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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바가지’ 책임전가 급급 |
한국서 SW 폭리 비난일자 “판매점 탓” 떠넘겨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엠에스 제품의 한국 판매가격이 미국 판매가격보다 높은 이유를 한국의 판매점 탓으로 돌려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엠에스는 15일 미국산 소프트웨어가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미국 판매가격보다 최대 3배까지 비싸다는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한 엠에스의 입장이란 해명자료를 내어 “엠에스는 제품을 총판업체에게 줄 때의 공급가격은 관리하지만, 소매가격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유재성 한국엠에스 사장 직무대행은 “한국의 소프트웨어 판매점 중에는 높은 가격표를 붙여놓고 인심을 쓰듯 값을 깎아주는 전략을 쓰는 곳이 많다”며 “이 때문에 한국의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높은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엠에스는 소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공급가격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한국엠에스의 이런 해명은 오히려 소프트웨어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한 소프트웨어매장 주인은 “엠에스 쪽이 저렇게 얘기했으니, 앞으로 소비자들이 무조건 값을 깎으려고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카페 등에는 엠에스 소프트웨어를 살 때는 무조건 값을 깎고 흥정을 시작하라는 내용의 글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에 딸린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는 미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의 우리나라와 미국의 판매가격을 지난해 12월 조사해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에서의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4일 밝힌 바 있다.(〈한겨레〉 3월5일치 11면 참조) 엠에스의 ‘에스큐엘 서버 2000 엔터프라이즈(25 사용자 기준)’의 경우, 미국 판매가격은 4790달러(497만원)인 데 비해, 한국 판매가격은 1806만원으로 조사됐다. 윈도와 오피스도 한국 판매가격이 30~80% 가량 높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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