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의 99만원짜리 노트북인 에버라텍 5500으로 한 여성 네티즌이 인기 게임인 ‘카트라이더’를 즐기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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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만원짜리 ‘삼보 에버라텍 5500’ 노트북 사용기 업계에선 가끔 디지털 제품을 ‘횟감’에 비유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요즘 떨어지는 노트북 가격을 보면 그 비유를 절감하게 된다. 노트북 시장도 300만원 이상의 비싼 제품과 100만원 이하의 싼 제품으로 나뉘고 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www.danawa.co.kr )를 통해 검색해 보면 100만원 이하 노트북은 처음부터 99만원에 가격표를 붙이고 나온 삼보컴퓨터의 에버라텍 5500, 6100 모델 뿐만 아니라 삼성 센스(모델명 SP28-D130)와 컴팩 프리자리오(모델명 2108CL, 2209CL)도 99만원까지 나와 있다. 여기에 일본의 소텍 윈북(모델명 AL7200CL)은 87만원짜리도 있고, 대만의 아수스(모델명 L4500R)도 97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가 있다. 지난해 말 99만원짜리 노트북을 내놨던 델에서도 최근 79만원짜리 노트북을 내놨다. 네이버 지식검색 등을 보면 이런 값싼 노트북의 성능을 과연 믿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이 올라와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은 감격적이라는 호평부터 차라리 데스크톱을 사라는 혹평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직접 써보기로 했다. 노트북은 삼보컴퓨터 에버라텍 5500. 지난해 말 출시된 이후 한 때 품절 사태까지 겪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사양을 보면 15인치 액정화면(LCD)과 60GB 하드디스크를 갖췄다. 256MB 메모리에 디브이디와 시디-아르더블유(CD-RW) 기능까지 갖춘 콤보드라이버가 달려 있다. 무선랜(802.11g)도 지원한다. 가격은 99만원. 용산 등지에서는 보통 256메가 메모리를 하나 추가해서 3만~4만원 정도를 더 받는다. 15인치화면 · 콤보등 가격대비 성능 ‘만족’
무게 3.16kg · 베터리용량 2시간은 ‘한계’
외형을 보자. 은색 도장에 시원하게 큰 화면을 보면 99만원짜리라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이보다 뒤에 나온 6100 시리즈는 15.4인치로 더 넓어졌다.) 기본적으로 윈도엑스피(XP)가 깔려 있고, 사용자 등록만 하면 사용준비는 끝난다.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지원되지 않는다. 복구용 윈도 시디도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먼저 그래픽 성능을 보기 위해 디브이디 ‘니모를 찾아서’를 재생시켰다. 끊김이 없다. 키보드와 액정 사이에 있는 큰 스피커를 통해 소리도 들을 만 하다. 이번엔 무선랜 사용. 무선인터넷 네스팟이 지원되는 편의점과 커피숍 양쪽에서 써봤다. 신호 강도는 매우 높게 잡힌다. 각각 1시간 정도 연결해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한게임의 ‘한쿠아’를 해 봤다.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된다. 속도 탓인지, 화소가 깨지는 이른바 ‘깍두기’ 현상이 두어 차례 발생했다. 무선랜이란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능이다. 다나와쪽에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삼보컴퓨터, 델, 아이비엠(IBM) 등 7개사의 노트북 중에서 120만원 짜리 이하로 노트북 성능을 검사해 봤더니, 삼보컴퓨터(6100 기준)의 성능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노트북의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킹 프로그램인 ‘모바일마크 2002’로 측정한 결과인데, 삼보컴퓨터가 가장 높은 평점을 얻었고 엘지전자, 도시바, 아이비엠이 공동 2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유무선 공유기가 설치된 실내에서도 써봤다. 공유기가 설치된 곳에서는 신호강도가 ‘매우 높음’으로 나오다가, 거실에서는 ‘중간’ 정도로 나온다. 공유기 탓인지, 랜카드 탓인지는 알 수 없어 보인다. 배터리는 2시간이 채 안돼 ‘안녕’을 고했다. 한가지 신경 쓰이는 것은 있다. ‘윙~’하는 팬소리. 사일런트 모드로 해 놓으면 비교적 조용하지만, 디브이디 등을 볼 때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터치패드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자판을 치다가 조금만 손이 닿아도 커서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요즘 나오는 노트북에서는 터치패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인식이 안되도록 하는 잠금장치가 많이 쓰이는데, 여기엔 없다. 3.16㎏의 무게를 생각하면 휴대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을 생각하고, 거기에 눈높이를 맞추면 만족스런 제품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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