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낮 서울 종로 서울기독교청년회관 앞에서 서울기독교청년회와 모바일사용자연합 회원들이 이동통신 문자서비스와 발신자번호표시서비스 무료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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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이용자들이 건당 30원씩 하는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요금을 무료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나서, 정부와 이동통신 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동전화 이용자들은 발신번호 위조기술의 등장에 따라 절름발이로 전락했는데도 업체별로 월 1천(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2천원(엘지텔레콤)씩 받고 있는 발신자전화번호표시(CID) 서비스 이용료의 무료화도 함께 요구했다. ■ “문자메시지 무료화하라”=서울기독교청년회와 모바일사용자연합 등은 27일 서울 종로1가에서 문자메시지와 발신자번호표시 서비스 이용료의 무료화를 요구하는 가두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이동통신 업체들이 가계부담을 가중시켜 쓰러지게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퍼포먼스도 공연했다. 이들은 “이동전화 이용자의 90% 이상이 문자메시지와 시아이디를 이용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이동전화의 기본 기능이지 부가서비스라고 볼 수 없다”며 “게다가 두가지 모두 이동전화 통신망의 신호 전달 통로를 이용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무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자메세지 · 발신자표시 무료화 촉구
업계 외면…정부 “내린다면 기본료를” 문자메시지는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되다 10원으로 유료화했고, 이후 20원을 거쳐 30원으로 올랐다. 반면 건당 원가는 3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용량도 빠르게 늘어,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들의 하루 평균 문자메시지 발신 건수가 2002년 5700만건에서 2003년에는 8100만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억900만건을 넘었다.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이용량은 앞으로 더욱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자메시지 이용에 익숙한 ‘엄지족’이 10~20대에서 30~40대로 확대되고 있고, 문자메시지의 용도 역시 개인간 통신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민원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수단으로 쓰는 등 공공서비스로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체들의 문자메시지 매출이 급증해, 지난해 이미 6천억원을 넘었고, 올해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희경 서울기독교청년회 시민중계실 간사는 “통신요금은 이용량이 늘면서 내리는 게 일반적인데 문자메시지는 거꾸로 오르고 있다”며 “이미 충분한 수익을 낸 만큼 무료화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 이통업체들 대응 자제=이동통신 업체들은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논란을 키울 수도 있어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계 내부에서는 문자메시지 요금이 원가보다 10배 이상 높다는 게 이미 알려졌고, 케이티가 이미 건당 10~15원으로 내려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이동전화 통화료나 기본료는 놔두고 문자메시지 요금만 내리는게 가능하다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문자메시지와 시아이디를 따로 떼어내 원가를 따져 요금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요금인하 여력이 있다면 기본료를 내리는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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