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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4 19:16 수정 : 2005.01.04 19:16

에프엔씨코오롱의 서울 서초동 ‘코프(KOP)’ 1호점.


코오롱·빈폴·이랜드 등 복합문화공간 탈바꿈
빙벽타기·골프연습·커피타임·공예품 감상까지
“백화점 수수료 부담 덜고 가두점 경쟁력 강화”

패션의류매장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제품 전시판매 기능 외에 교육이나 문화, 놀이 기능 등을 덧붙이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업체들이 소비자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묘책으로 생각해낸 방안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수수료 부담이 많은 백화점 매장 대신 가두점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의류매장에서 옷만 팔지 않는다? =에프엔씨(FnC)코오롱은 지난해 서울 서초동 청계산 입구에 아웃도어 문화공간인 ‘코프(KOP)’ 1호점을 연 데 이어 오는 5월 우이동 북한산 입구에 2호점을 연다. 2호점은 5층짜리 건물로 옷을 팔기도 하지만 등산 교실을 운영하기도 하고, 응급실 등도 마련될 계획이다. 특히 건물 외벽에는 국내 최초로 사계절 빙벽 등반을 할 수 있는 폭 12m, 높이 15m 규모의 인공빙벽을 만들어 빙벽 등반대회 등도 벌일 예정이다.

제일모직의 서울 명동 빈폴 매장 지하 1층에 가면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4층에는 아이들 놀이터와 간단하게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빈폴의 거점매장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그 지역의 중심이 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엘지패션 직영매장인 서울 청담동 보담프라자 매장에는 고객들이 차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골프 애호가들을 위한 퍼팅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랜드 캐주얼의류 ‘푸마’의 청담동 매장에는 ‘얼리 어답터’(제품이 출시될 때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을 위한 신제품 전시와 함께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일찍부터 예술과 비즈니스를 접목해 ‘아트 마케팅’을 펼쳐온 패션 브랜드 ‘쌈지’는 최근 서울 인사동 화랑가 공예공방과 디자인샵, 공예품 가게 등이 한데 모인 대형 복합 문화공간 ‘쌈지길’을 열었고, 쌈지의 캐릭터 브랜드 ‘딸기’는 지난해 경기 파주 헤이리에 ‘딸기가 좋아’라는 테마파크를 열어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도 잡고, 유통구조도 다변화 =매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들을 좀더 오래 매장에 묶어둬 소비를 조금이라도 진작시켜보자는 것이다.

백화점 입점 수수료 부담도 이런 흐름을 확산시키고 있는 한 요인이다. 패션의류업계 관계자들은 백화점 매장의 수수료가 30%를 넘어서는 등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 패션의류업체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오르는 백화점 매장의 수수료율 때문에 의류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유통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가두점의 복합문화공간화는 이러한 장기적인 전략 중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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