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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5 18:06 수정 : 2018.04.26 08:57

서울 용산구 한남동 맥심플랜트. 동서식품 제공

스타벅스 매장 바로 옆 건물에
동서식품, 원두커피 매장 열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맥심플랜트. 동서식품 제공
국내 믹스커피의 시장의 86%를 차지하는 동서식품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대형 원두커피 매장을 열었다. 공교롭게 스타벅스의 고급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 한강진역점 바로 옆 건물이라, 스타벅스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5일 동서식품은 “회사의 커피 기술 노하우를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체험 공간 ‘맥심 플랜트’를 28일 공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맥심 플랜트는 총 8층(지하·지상 각 4층)에 연면적 1636m²(495평)의 대규모 공간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5개 층을 커피 관련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맛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2개 층 높이의 대형 로스팅(원두를 볶는 것)룸도 별도로 만들었다. 동서식품은 “회사 커피 관련 연구원들과 5~6명의 전문 교육을 받은 바리스타가 상주해 커피를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교육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동서식품은 1년에 한번 꼴로 서울·부산 등에서 모카 책방, 모카 사진방 등 팝업 스토어를 연 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는 맥심플랜트는 상설 매장이다. 부지도 직접 매입하고 건물도 지었다. 쉽게 말해 믹스커피 회사가 원두커피 전문 매장을 연 셈이다. 이날은 아직 개장 전이라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공간은 정원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 친화적이고 개방적인 고급 커피 전문점 느낌을 줬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바로 옆의 스타벅스 매장이 작아 보일 정도였다. 매장 앞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커피집이 바로 붙어있네”라며 신기해했다.

일단 회사는 원두커피 시장 진출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두커피나, 커피숍 사업에 진출하려는 의도는 없다. 2013년에 부지를 매입했을 정도로 오래된 프로젝트다. 스타벅스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갈수록 커가는 원두커피 시장을 아예 포기할 수만은 없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과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11조원을 넘어섰다. 그 가운데 원두커피 시장은 7조9천억원에 달했다. 2007년 9천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커진 것이다. 반면 에이씨닐슨 조사에 따르면, 2014년 1조457억원이었던 믹스커피 시장은 2016년 9116억원으로 떨어졌다.

원두커피 업계 관계자는 “원두커피 시장이 워낙 뜨다 보니 믹스커피 회사서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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