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콰이어 ‘탈세 수법’까지 버젓이 교육

작년 추석 앞두고 책자 내
상품권 거래명세표 권고
구매자엔 탈세 권유도
업체쪽 “내부교육용”해명

제화업계 2위 업체인 에스콰이아의 경우 대리점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탈세 수법을 상세히 교육하는 책자까지 만들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콰이아가 지난해 가을 추석을 앞두고 만든 ‘04년 중추 우수사례 및 셀링 포인트’라는 문건을 보면, “세금계산서 품목란에 기존의 상품권·물품대 등이 아닌, 안전화·신사화·숙녀화·의류·지갑·벨트 등으로 기재한다”고 적혀 있다.

에스콰이아는 구체적으로 상품권 1백만원어치를 구입한 경우 거래명세표에 ‘품목 : 신사화, 수량 : 8족, 단가 12만5천원’으로 표기’하라고 친절하게 제시했다. 또한 ‘(고객이) 원할 경우 거래명세표도 함께 발행해 주라’고 권고했다.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는 경우에는 조세범처벌법에 의해 처벌을 받고 가산세도 물게 돼 있다. 유가증권인 상품권은 세금계산서 발행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쪽이 사원들에게 불법을 강요한 셈이다.

또 구매업체가 분할 결제(50만원 미만)를 요구할 때는 이를 적극 수용해 ‘세금계산서 분할 발행과 신용카드 전표 분할 결제’를 해주라고 권고했다.

특히 에스콰이아는 이 책자에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약 2% 정도임을 강조”하고 “업무 관련성 증빙서류는 국세청에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기록 보관하는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별 부담 없이 불법 행위에 나서도록 독려했다.

이밖에 에스콰이아는 지난해부터 까다로워진 접대비 규정과 관련해서도 “주된 규제 목적은 룸살롱, 골프 접대, 그리고 현금과 유사한 백화점 상품권에 있는 것으로, 제화 상품권이 같은 부류로 포함되더라도 실제 세무조사 때는 제외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사례가 많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스콰이어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법을 어기라고 교육한 것은 아니고, 매출 증대를 위해 상품권 구입자가 세금계산서 등을 원할 때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라는 의미에서 만든 내부 교육 책자”라고 해명했다.

박효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