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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08 11:04 수정 : 2018.10.08 18:24

빙그레 따옴체. 빙그레 제공

빙그레 ‘빙그레 따옴체’
배달의민족 ‘한나체 에어’
여기어때 ‘잘난체’ 등 무료 배포
“일상적인 홍보 및 회사 이미지 제고”

빙그레 따옴체. 빙그레 제공
한글날을 맞아 유통업계가 자체 한글 글꼴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과거 한글 디자인을 이용해 만든 기획상품(MD) 위주였던 한글날 마케팅이 변하는 모양새다. MD제품보다 제작 예산도 많이 들고 무료 배포인 탓에 수익이 나진 않지만,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및 기업 홍보가 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572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빙그레는 한글 글꼴인 ‘빙그레 따옴체’를 무료 배표한다고 밝혔다.(내려받기) 올해로 3번째 무료 배포다. ‘빙그레 따옴체’는 자사 주스 제품인 ‘따옴’의 제품 로고 디자인을 소재로 만들었다. 빙그레가 개발 비용을 부담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한국글꼴개발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윤디자인그룹이 디자인 개발을 맡았다. 빙그레 관계자는 “한글 글꼴 하나를 만드는데 보통 1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데, 일부는 디자인 개발사의 재능기부 형태로 이뤄져 합리적인 선에서 제작을 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한나체와 한나체 에어 비교. 우아한형제들 제공
같은날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새로운 무료 서체 ‘한나체 에어(Air)’를 선보였다. 9일부터 무료료 내려받을 수 있다.(내려받기) 한나체 에어는 2012년 첫 출시돼 100만 건 이상 내려받기를 기록한 ‘배달의민족 한나체’의 가족 서체다. 우아한형제들 크리에이티브 총괄 한명수 이사는 “기존 한나체가 굵고 힘찬 느낌으로 제목에 쓰기에 적합했다면, 이번 한나체 에어는 에세이나 시, 일기처럼 생각을 담는 글에 잘 어울린다”며 “많은 분이 함께 쓰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2012년 ‘한나체’를 시작으로 2014년 ‘주아체’, 2015년 ‘도현체’, 2016년 ‘연성체’, 2017년 ‘기랑해랑체’를 발표하는 등 거의 매해 새 글꼴을 발표하고 있다.

여거이때의 ‘잘난체’. 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이날 종합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잘난체’라는 글꼴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내려받기) 개인과 기업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상업적 목적 사용도 허락했다. 단, 유료 재판매나 임의 수정 등은 금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추구하는 젊음과 위트를 반영했다”며 “굵은 형태라 제목용 서체로 사용했을 때 가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개발 비용이 억대가 넘고, 기간도 1년 이상 소요되는 한글 글꼴 개발에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일상적인 홍보 효과”라고 입을 모은다. 빙그레 관계자는 “사회공헌 사업이라는 측면이 크지만, 자연스럽게 제품 홍보가 되는 건 덤”이라고 말했다. 이번 따옴체의 경우도 제품 이름과 같기 때문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소비자는 부지불식간에 제품명을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들은 제품 홍보에 더해 기업 이미지 브랜딩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류진 홍보이사는 “배달의민족의 경우 ‘비(B)급 정서’를 내세우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삐뚤빼뚤한 글꼴체가 회사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환산할 수없는 정도의 브랜딩 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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