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14 18:28
수정 : 2019.02.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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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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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네이처 “부천에 새 물류센터”
동원F&B “직영몰 오후 5시까지”
마켓컬리 “밤 11시까지 주문”
쿠팡·헬로네이처 “자정까지”
시장규모 2년새 100억→4천억
아직 흑자 기업은 드물어
우아한형제들 “이달말 서비스 종료”
택배노동 부담 등 ‘출혈경쟁’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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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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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을 공략해온 헬로네이처가 물류센터를 확장 이전하며 새벽배송 강화에 나섰다. 헬로네이처는 비지에프(BGF)와 에스케이(SK)플래닛이 공동 운영하는 온라인 신선식품 전문몰이다. 식품·유통업체가 앞다퉈 뛰어들면서, 신선식품 새벽배송 속도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헬로네이처는 경기 부천에 4630㎡ 규모의 물류센터를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이천 센터의 3배 규모로 하루에 주문 1만건을 처리할 수 있다. 비지에프 관계자는 “이천은 배송 지역과 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부천 이전으로 더 많은 주문을 더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식품업체 동원에프앤비(F&B)가 온라인 직영몰인 ‘동원몰’에서 신선·가공식품을 대상으로 ‘밴드프레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자회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운영하던 반찬 새벽배송 서비스와 별개로, ‘직영몰 전용’ 서비스까지 추가해 고객 발길을 붙잡겠다는 계산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규모가 2015년 100억원 정도였으나 지난해 40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본다. 1인가구 증가세에 더해, 소비 편리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외식보다는 집밥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식품 배송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것도 시장 확대에 한몫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맞춤형 반찬’, 프리미엄 제품 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세우며 가세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속도전도 가열되는 모양새다. 주문 마감 시각이 늦을수록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주문 마감이 밤 11시인 마켓컬리는 주 6일에서 7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지난해 10월 쿠팡은 수도권 지역에 한해 자정까지 주문을 받기로 했다. 티몬이 지난해 8월 생필품 전문몰 ‘슈퍼마트’의 3년간 구매패턴을 분석한 결과, 신선식품 주문은 밤 11시에 가장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들은 주문부터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물류와 배송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사활을 건다. 아침 7시까지 배송을 마치려면 늦어도 새벽 1시에는 피킹(고르기)·패킹(포장)·출하 등 작업을 마쳐야 한다. 마켓컬리는 요일·계절 등에 따라 주문 품목·양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통해 시간을 앞당겼다. 헬로네이처도 작업자와 컴퓨터가 음성으로 대화하는 방식의 인공지능 피킹 시스템을 도입해 처리 속도를 3배까지 단축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런 방식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마트몰의 경우 오후 6시까지 배송을 받는다. 오전 6~9시, 7~10시로 나눠 운영하던 배송시간도 지난달 오전 8~11시로 늦춰 통합했다. 빠듯한 밤샘 작업에 따른 인건비 등 비용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우아한형제들은 2016년부터 운영하던 반찬 새벽배송 서비스(‘배민찬’)를 이달 말 종료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물류·배송 인프라가 필수적인 서비스 특성상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한데,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무료배송 한도를 낮추거나 없애는 등 가격 경쟁도 심해지고 택배 노동자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출혈 경쟁이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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