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13 14:44
수정 : 2019.03.14 14:50
호주 청정지역 맥아에 자연 탄산 공법
“청량감 강화하고 탄산유지 시간 늘렸다”
2012년부터 국산 맥주 1위 ‘카스’에 내줘
수입 맥주 공세까지 떨쳐 5년째 영업손실
“그간 변화 대응못해…위기 마침표 찍을 것”
하이트진로가 6년 만에 새 제품을 내놓고 맥주 시장 선두 복귀를 노린다.
13일 하이트진로는 ‘청정라거-테라(TERRA)’(알코올 도수 4.6%)를 오는 2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를 사용하고,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 담아 청량감을 강화하고 탄산유지 시간도 늘렸다고 하이트진로는 설명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레귤러 맥주보다 쏘는 느낌은 덜하고 가벼운 편이다. 제품 포장은 초록색으로 해 ‘자연주의’ 느낌을 강조했다. 제품 출고가는 1146원(500㎖)으로 ‘하이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2013년 프리미엄 제품으로 소개한 ‘퀸즈에일’에 이어 6년 만이다. 레귤러 맥주 기준으로는 2010년 ‘드라이피니시-디(d)’에 이어 9년 만이다. 그간 국내 맥주 시장에서 하이트 맥주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1993년 전신인 조선맥주가 내놓은 ‘하이트’가 출시 3년 만에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2012년부터 2위이던 카스에 추월당했다. 시장점유율은 20%대로 떨어졌고, 맥주 부문은 2014년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한 이래 5년간 계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최근엔 수입 맥주 공세까지 겹쳤다. 2017년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하며 겨우 체면치레를 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테라’가 이같은 ‘벼랑 끝 위기’를 극복할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 몇년간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은 치열한 경쟁과 수입 맥주의 파상 공세, 빠르게 변하고 있는 주류소비 문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해 맥주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며 “신제품으로 어렵고 힘들었던 맥주 사업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미세먼지 공습 등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분위기를 의식해, ‘테라’를 원재료부터 제조공정, 포장까지 ‘자연주의’ 콘셉트로 꾸렸다.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는 “환경에 민감하고 소비에 있어서 자기 주관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를 주된 커뮤니케이션 타깃으로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하이트가 카스에 내준 이른바 ‘폭탄주’ 중심의 유흥시장 지분도 되찾아오겠다는 방침이다. 오 상무는 “병 포장이나 주질 등이 (유흥시장에서도) 홍보가 잘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트에 ‘테라’를 얹어 유흥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한편, 저렴하고 도수가 낮은 발포주에 ‘테라’를 더하면 수입 맥주로 눈을 돌리는 젊은 세대도 붙잡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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