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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4 14:57 수정 : 2019.03.14 19:57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배민아카데미’의 ‘맥주와 푸드페어링’ 강의에 강사로 나선 장명재 <비어포스트> 팀장(왼쪽)이 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 5년째 외식업 종사자 대상 강의
자영업 종사자, 외식업체 관계자, 예비창업자 등 발길
수제맥주 유행으로 맥주와 음식 조합 찾는 강의도 인기
수강자들 “배달음식 선호로 차별화한 제품·서비스 필수”
업계 “배달 기반 ‘우·형’…무료강의로 소상공인과 상생”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배민아카데미’의 ‘맥주와 푸드페어링’ 강의에 강사로 나선 장명재 <비어포스트> 팀장(왼쪽)이 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배민아카데미’ 강의실 스크린에 ‘익숙한’ 사진이 한 장 떴다. 마른오징어와 ‘카스’ 생맥주. “가장 전통적인 안주 세트죠. 둘이 잘 맞나요?” 강사로 나선 맥주잡지 <비어포스트> 장명재 콘텐츠팀장이 물음표를 던지자, 수강생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앞다퉈 ‘고백’했다. “별로예요”, “그냥 싸서 먹어요.” 장 팀장은 말했다. “오징어의 비린 맛을 가벼운 느낌의 카스가 잡아주지 못해요. 이런 조합을 벗어나 보자는 겁니다. 알고 파는 맥주가 더 잘 팔리니까요.”

이날 ‘맥주와 푸드 페어링(음식 조합)’ 강의는 우아한형제들이 외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마련한 ‘배민아카데미’ 217번째 강의다. 2014년부터 한달에 1~2번 꼴로 마케팅, 재무관리, 외식업 트렌드 등 관련 무료강의가 열리는데, 프랜차이즈 업체 직원, 예비창업자 등도 찾는다. ‘외식업 컨설팅’ 티브이 프로그램 방영 영향으로, 식당 운영 노하우를 얻으려는 자영업자들의 발길도 잇따른다고 한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배민아카데미’의 ‘맥주와 푸드페어링’ 강의에 참석한 수강자들이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 조합을 찾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이날도 예정인원을 10명 초과한 50여명이 몰리면서 강의실이 가득 찼다. 테이블에는 ‘카스’, 밀맥주 ‘셀리스화이트’, 인디아페일에일(IPA) ‘파이어스톤 유니언잭 IPA’, 흑맥주 ‘기네스 드래프트’ 등이 놓였다. 수강생들은 치즈, 오렌지, 할라피뇨, 치킨너깃 등과 어울리는 ‘한쌍’을 찾기 위해 여러 맥주잔을 기울였다. 크림치즈의 짝으로는 셀리스화이트와 기네스를 꼽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갈렸다. 장 팀장은 “둘 다 맞다”고 정리했다. “맛이 선명치 않은 셀리스화이트는 크림치즈가 더해지면 돋보이고, 기네스는 단맛이 없는데 이를 크림치즈가 채워준다”는 이유에서다. 장 팀장은 “푸드 페어링은 정답이 없고, 많이 먹어보면서 자신만의 조합을 완성해나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이 배민아카데미 문을 두드리는 것은 자영업의 녹록지 않은 현실과도 맥을 같이 한다. 경남 창원에서 7년째 맥주집을 운영하는 박현진(42)씨는 이번이 4번째 수강이라고 했다. ‘홈술’과 함께 배달 음식 선호가 커지고 회식 문화가 약해지면서 가게에 빈자리가 늘자, 산업 흐름을 익히자는 생각에서 분기에 한번꼴로 서울행이다. 그는 “유명한 맥주를 구비해둬도 가게에 이야기를 입혀야 겨우 장사가 된다”며 “맥주와 어울리는 음식을 찾고 이를 마케팅할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배민아카데미 누적 수강생은 지난해 1만명을 돌파했다. 2015년엔 857명이었지만, 지난해 주 1회 강의를 2회로 늘리면서 4422명이 이곳을 찾았다. 비수도권 거주자 비중도 41%나 된다. 올해부터는 주요 광역시에서 특강을 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무료강의에 힘주는 배경으로 소상공인과 ‘상생’한다는 인상을 거두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앱 입점업체에 중개수수료를 부과하진 않지만, 지역별·업종별로 경매해 높은 광고 금액을 제시한 업체를 앱 상단에 노출해왔다. 불필요한 광고비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는 5월부터 광고료를 정률(주문 금액의 6.8%)로 하는 개방형 방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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