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04 15:21
수정 : 2019.06.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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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꾸미 젤리’(왼쪽)와 어린이 신발 ‘휠라꾸미’. 휠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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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패션·유통업계, 젤리마케팅
휠라 증정품으로 ‘휠라꾸미 젤리’
박카스·초코송이 장수제품 환기
젤리 시장 6년새 680억→2020억
껌·사탕 제치고 ‘오후 3~4시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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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꾸미 젤리’(왼쪽)와 어린이 신발 ‘휠라꾸미’. 휠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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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어린이 스낵’으로 불렸던 젤리가 성인 수요를 끌어 당기며 간식업계를 평정했다. 유통업계는 젤리를 통해 장수제품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고, 신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휠라키즈의 어린이 신발 ‘휠라꾸미’ 모양을 본딴 ‘휠라꾸미 젤리’ 증정품을 10만개 한정판으로 제작한다고 4일 밝혔다. ‘휠라(FILA)’ 알파벳과 신발 모양으로, ‘젤리셔스’를 판매하는 롯데제과와 협업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달 대표제품 어글리슈즈와 같은 디자인을 접목한 ‘휠라꾸미’를 내놓으면서, 젤리 같은 착용감을 강조했다. 휠라코리아는 “말랑말랑한 느낌과 알록달록한 색깔이 돋보이는 ‘휠라꾸미’ 특성을 젤리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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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젤리. 세븐일레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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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업계에서는 장수제품·신제품 마케팅에 젤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20~30살 된 장수 제품을 젤리로 선보여 기존 소비층의 관심을 환기하고, 밀레니얼 세대에 친근감을 전하는 효과를 노린다. 2016년 롯데제과는 대표 아이스크림 ‘수박바’, ‘죠스바’ 등 맛과 모양을 젤리에 입혔고 오리온은 지난달 ‘초코송이’(1984년 출시)를 본따 ‘송이젤리’를 내놓았다. 지난해 55살을 맞은 ‘박카스’(1963년 출시)는 ‘박카스맛 젤리’로 재탄생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젤리 제품의 주된 판로인 편의점을 이용하는 20·30대 소비자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취지”라고 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출시 뒤 월평균 3억원씩 팔리는데, ‘박카스-에프(F)’ 음료의 올해 1~5월 매출도 35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가량 올랐다. 광동제약이 2017년 5월 내놓은 ‘비타500 젤리’도 연간 15억원 매출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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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젤리. 오리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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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는 최근 2~3년새 ‘오후 3~4시 간식’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2014년 68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2016년 1640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 2020억원에 달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하리보, 트롤리, 츄파춥스 등 국외 브랜드가 국내에 잇달아 소개되고 2016년 ‘요구르트 젤리’ 등 이색 콘셉트 제품이 출시되면서 연령대도 확장됐다. 최근 뉴트로(복고 재해석) 열풍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츄잉(씹는) 푸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20~30대 직장인 수요가 늘었다”며 “신맛 등 젤리는 오후 시간 각성제를 찾는 직장인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체제인 껌 등에 비해 젤리의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세븐일레븐 자료를 보면, 2013년 과자 매출의 4.4% 정도 차지하던 젤리 비중은 지난해 14.4%로 늘었다. 껌 매출 대비로는 38%(2013년) 수준에서 174%(2018년)로 뛰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젤리는 다양한 디자인이나 맛으로 변주할 수 있고, 자체브랜드(PB)나 협업도 수월한 만큼 유통업체의 수요도 꾸준하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취급하는 젤리 가짓수가 40여개로 늘어, 계산대 근처나 황금구역에 대폭 비치하고 있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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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맛 젤리. 동아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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