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3 17:54
수정 : 2019.06.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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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광 롯데백화점 남성패션부문 남성패션팀 건담베이스 담당 바이어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건담 프라모델을 들어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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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광 롯데백화점 건담베이스 바이어
2017년 대형백화점 첫 건담 전문매장
온라인에 밀려 방문객 줄자 20·30 타깃팅
노원 ‘체험형’…본점 ‘한정판 전문’ 등
“백화점을 오프라인 놀이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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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광 롯데백화점 남성패션부문 남성패션팀 건담베이스 담당 바이어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건담 프라모델을 들어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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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건물 앞은 이른 새벽부터 장사진이었다. 이날은 일본 애니메이션 ‘건담’의 프라모델(조립형 장난감)과 피규어 등을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매장이 처음 들어서는 날이었다. 윙건담과 유니콘건담 등 10~20만원대 인기상품 전체 물량이 1시간 만에 소진됐고, 각종 한정판 상품을 챙기려는 600여명의 소비자가 오후 4시까지 점포 앞을 떠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건담베이스 운영을 전담하는 김미광(29) 바이어는 지난 20일 본점 근처에서 <한겨레>와 만나 “백화점이 키덜트(어린이 같은 취향을 지닌 어른)의 오프라인 놀이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부산 광복점, 서울 노원점(각 5층)에 이어 본점(영플라자 지하 1층)까지 총 3곳에 건담베이스 매장을 들였는데, 특히 고가 의류와 명품 중심인 대형백화점 본점에 건담 프라모델 매장이 정식으로 들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백화점이 ‘건담 매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계속 줄어드는 현실이 바탕이 됐다. “10여년 전에도 비슷한 매장을 고려했지만 끝내 무산됐어요. 백화점의 ‘고급’ 이미지와 안 어울린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때는 핵심사업인 의류 등에서 매출이 비교적 잘나왔기 때문이죠.”
최근 상황은 많이 변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붙잡기 위해선 이들 문화를 오프라인에 ‘이식’하는 게 필수가 됐다.
김 바이어는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매장 운영의 방점을 둔다고 했다. “소비자 상당수는 건담 전문가예요. 관련 지식이 많고, 해외 직접구매도 능숙하죠. 굳이 백화점까지 찾아올 이유를 저희가 제공해줘야 합니다.” 노원점은 무료 조립 등 ‘체험형’으로 매장을 마련했고, 서울 본점은 한정판 전문매장으로 꾸렸다.
김 바이어는 키덜트를 활용한 고객 유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객 17% 가량은 지난 1년간 백화점을 찾은 적 없는 소비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백화점에서 구매 비중이 낮은 20~40대 남성이 전체 방문자의 60%에 달했다. 주변 매장의 매출이 오르는 효과도 함께 창출되고 있다.
건담 매장 운영은 롯데백화점 남성패션팀에서 맡고 있다. 김 바이어는 이 팀의 7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 직원이다. 건담에는 뒤늦게 ‘입덕’했지만, 이제는 휴일이면 피규어를 손에서 놓지 않는 ‘덕후’가 됐다. “요즘 키덜트는 어릴적 향수를 소환하는 수준을 넘어 조립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껴요. 그만큼 더 많은 놀이 경험을 제공하는 게 저희의 과제죠.” 김 바이어는 이르면 내년 개장할 신규 매장에는 소비자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도입할 생각이다.
“키덜트 문화가 일부 마니아층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게 목표에요. 지금 본점 매장은 영플라자 지하 1층에 마련됐는데 그땐 백화점 ‘얼굴’ 격인 1층에도 들어설 수 있겠죠.”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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