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9 15:08
수정 : 2019.08.19 20:22
일부 식품업체, 할인점 전용상품 단순화 등
“별도 제작비용과 유통수수료 절감 차원”
구색용 상품 대신 주력 상품 물량 강화
백화점은 ‘2500만원 와인’·‘200만원 굴비’
이른 추석에 사과·배 등 햇과일 수급 차질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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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제이(CJ)제일제당의 추석 선물세트 ‘스팸 복합 1호’(3만3500원). 사진 씨제이제일제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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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2주가량 빨라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식품·유통업체들이 각종 선물세트를 이르게 선보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상품 가짓수와 판로 단순화로 효율성 제고에 나섰고, 백화점은 다양한 고가 제품을 선보이며 대목 준비에 한창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식품업체는 유통업체 전용 상품 가짓수를 줄이거나 판매채널을 일부 정리하고 있다. 씨제이(CJ)제일제당은 할인점 전용 상품을 제작해왔는데, 이에 따른 제작비와 인건비 추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용 상품 종류 등을 단순화하기로 했다. 오뚜기는 올해 추석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선물세트를 판매하지 않는다. 이 업체 관계자는 “추석 선물세트 비중은 크지 않지만, 유통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자 이같이 결정했다”며 “온라인과 슈퍼에서만 판매할 예정이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품이나 생활용품의 경우 여전히 할인점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온라인 비중이 느는 만큼 할인점 판촉비를 절감하려는 추세”라고 했다.
구색용 상품을 축소하고, 주력 제품 중심으로 상품군을 정리하는 추세도 나타난다. 씨제이제일제당은 3~4만원대 복합형 스팸세트(스팸·카놀라유 등) 물량을 늘리고, ‘더(THE)건강한 캔햄’(더건강한 햄·카놀라유) 비중도 전년 추석 대비 2배가량 늘렸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4만원대 상품군을 두루 취급해왔는데, 김과 참기름 정도로 구성된 1만~2만원대 저가 상품에 대한 호응이 떨어지자 캔햄을 앞세워 3만~4만원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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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추석용 선물세트. 사진 롯데쇼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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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명절마다 수백만~수천만원대 선물세트를 소진하며 재미를 본 백화점은 고가 상품군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초고가 상품인 ‘파이브스타(5 Star)’ 품목을 지난해 16개에서 올해 21개로 늘리고 40만원짜리 한우 육포, 60만원짜리 갈치, 22만원짜리 곶감 세트 등을 내놨다. 전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 3년간 연평균 3~8% 늘어난 데 비해, 초고가 상품 매출은 매년 10~20%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도 200만원짜리 굴비 세트, 2500만원짜리 와인을 판매한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따른 상품군 변화 및 판매 방식 변화도 눈에 띈다. 이마트는 주로 갈비찜에 사용되는 냉동한우 세트 비중을 20% 줄이고, 냉장세트 비중을 10% 늘렸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갈비찜 등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데 따른 조처다. 또 사과·배 등 햇과일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여름 과일로 대체하고 조미료와 통조림 등 사전예약 물량도 10~30% 정도 늘렸다. 롯데마트도 7월25일~8월18일 사전예약 매출이 지난해 8월5~29일 대비 50%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이 업체 관계자는 “아직 사전예약은 80%가량 기업 수요이지만, 연휴 준비 기간이 짧은 점을 고려해 막판 물량 소진을 우려하는 소비자들 주문도 늘고 있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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