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1 15:51
수정 : 2019.08.21 19:42
올해 안다즈·2020년 페어몬트·2021년 소피텔 등
호텔 체인 럭셔리 브랜드 한국 진출 잇따라
리츠칼튼·W호텔 철수했지만 “럭셔리 환경 됐다”
홍콩·방콕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최고급(럭셔리) 호텔들이 한국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도 럭셔리 호텔을 선호하는 수요가 많이 늘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과거 ‘럭셔리 호텔의 무덤’이었던 한국에 새로 생길 호텔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계열의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호텔과 국내 호텔 기업 앰배서더호텔그룹이 합작한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소피텔 호텔 앤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2021년 서울 잠실에 열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소피텔은 아코르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다. 케이티(KT)의 부동산 전문 자회사 케이티에스테이트가 보유한 옛 송파지사 땅에 지어지며 지상 32층 지하 5층 건물에 호텔과 사무실, 상업단지가 함께 입주하는 형태다. 호텔 객실 403개, 장기 투숙객을 위한 서비스드 레지던스 160개 등 총 563실로 롯데월드타워, 코엑스 등 강남권 비즈니스 지역과도 가까운 위치라는 게 호텔 쪽의 설명이다. 호텔 관계자는 “프랑스 계열의 럭셔리 호텔에 대한 수요가 한국에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체인의 럭셔리 호텔은 다음달부터 한국시장에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하얏트호텔앤리조트의 럭셔리 호텔 ‘안다즈’가 9월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개관할 예정이며, 2020년엔 여의도에 아코르 체인의 최상위 브랜드 ‘페어몬트’가, 2022년엔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특급호텔 브랜드 ‘르메르디앙’이 서울 명동에 생긴다. 국내 호텔 중에서도 롯데호텔의 6성급 호텔 ‘시그니엘’이 2020년 부산 해운대에 개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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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열 예정인 하얏트호텔앤리조트의 럭셔리 호텔 ‘안다즈’의 킹 디럭스 룸. 안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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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과거 한국에서 쓴맛을 봤던 럭셔리 호텔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과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호텔 리츠칼튼, 스타우드 호텔앤리조트의 더블유(W)호텔이 서울에 진출했으나 두 곳 다 한국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17년 철수했다. 한 호텔 관계자는 “한국은 홍콩, 도쿄 등 아시아 주요 도시보다 럭셔리 호텔이 비싼 값을 받기 어려웠다. 고객이 높은 가격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인식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 정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격을 럭셔리 호텔에 맞게 유지하면 수요가 없고, ‘시장가’에 맞게 가격을 낮추면 이름값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관광객 유치가 늘면서 럭셔리 호텔이 다시 진출할만큼 시장이 무르익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가 2018년 발간한 ‘럭셔리 관광시장 트렌드 분석 보고서’는 “2015~2025년 럭셔리 관광의 성장률은 6.2%로 세계 관광시장의 성장률(4.8%)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럭셔리 호텔 관계자는 “우리나라 호텔 가격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비하면 아직은 낮게 형성되어 있지만, ‘호캉스’가 늘어나고 해외여행에서 럭셔리 호텔을 경험해본 이들이 늘면서 럭셔리 호텔이 한국에 자리 잡을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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