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13 14:49
수정 : 2019.10.13 20:52
최대 47% 하락한 도매가에 비해 반응 더뎠던 삼겹살 소매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2000원 아래로 떨어져
마트 3사, 수요 회복 위한 돼지고기 할인 행사 마련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이후 도매가보다 비교적 더디게 하락했던 소매가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점점 떨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국산 삼겹살·목살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돼지고기 소비촉진에 나섰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11일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소매가는 100g당 1930원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뒤 처음으로 1000원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 확진된 직후인 18일 2044원(전일 대비 15원 상승), 25일 2129원(전일 대비 6원 상승) 등 상승곡선을 그리던 삼겹살 소매가는 지난달 30일 2186원을 찍은 뒤 대체로 하락해, 이달 11일 2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1년 전 가격인 2046원이나 평년 가격인 1995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돼지고기 소매가는 도매가와 비교하면 가격 하락 폭이 크지 않았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국내에서 돼지열병 발병 후 1㎏당 최고 가격(9월19일 6166원)과 최저 가격(10월11일 3261원)의 낙폭이 47%에 달했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삼겹살 100g 기준)은 가장 가격대가 높았던 9월30일 2186원과 가장 낮은 10월11일 1930원을 비교했을 때 낙폭이 12% 수준에 그쳤다. 돼지열병 발병 초기 일부 도매상과 자체 미트 센터를 갖춘 유통업체가 돼지고기 물량을 미리 확보해둬 공급량 변화가 크지 않았던 데다, 지난달 28일 전국에 내려진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이 해제되면서 돼지고기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줄면서 소매가도 점점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돼지열병에 감염된 돼지는 출하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는 지속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돼지 일시이동중지 조처가 해제되면서 출하물량은 늘었는데, 소비심리는 위축되다 보니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16년 11월에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닭고기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한달새 닭고기 도매가가 30% 가까이 폭락했고, 소매가도 16%가량 하락한 바 있다.
대형마트들은 돼지고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일제히 할인행사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1등급 이상인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목살을 기존 가격보다 15% 저렴한 100g당 16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평상시 기준으로 4주간 판매할 물량인 삼겹살 120톤, 목살 40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냉장 삼겹살과 목살을 각각 1680원, 169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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