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9 15:47
수정 : 2019.10.30 02:41
농심, ‘락토 베지’ 먹을 수 있는 ‘강황쌀국수’ 내놔
“소비자 저변 확대하고 국외 시장 공략 차원”
오뚜기·삼양 등, ‘비건라면’으로 인도 시장 진출
국내 라면업체들이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라면과 쌀국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색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뚫고, 국외 시장을 두드릴 발판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농심은 육수 대신 간장과 고추로 맛을 내고 야채를 더한 ‘강황쌀국수볶음면’(118g, 2천원)을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유가 재료로 사용되지만 육류는 쓰지 않아 ‘락토 베지터리언’(우유·유제품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에게도 문을 열어뒀다. 튀기지 않고 말린 쌀면에 카레 주재료인 강황을 더해 ‘웰빙’ 이미지를 강조했다. 농심 관계자는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데 방점을 두되, 신념과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택한 소비자로 저변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라면업체들은 채식 라면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쇠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를 쓰지 않는 제품부터 동물성 재료를 일체 제외한 비건 제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포화 상태인 라면 시장에서 특색 있는 제품으로 소비층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한국채식연합이 추정하는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150만명으로 늘었다.
다만 아직 채식 인구 비중이 적은 국내보다는 국외 시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농심의 비건 제품인 ‘야채라면’은 지난해 국내 매출은 20억원이었지만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 국외에서는 매출 70억원을 거뒀다. 전체 인구의 40%가량이 채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도 국내 라면업체들이 주시하는 지역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3월 진라면의 비건 제품인 ‘베지진라면’을 인도에 선보여 4억원 매출을 냈고, 삼양식품은 영국 인증단체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맛있는라면’을 지난 8월말부터 인도에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직 인도에서 한국 라면 인지도가 높지 않아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베지’(채식) 제품과 ‘논베지’ 제품 구분이 일반화돼 있는 만큼 채식라면 전망은 유망하다”며 “맛있는라면 외 삼양라면·스리라차볶음면·불닭볶음면 등에 대해 비건 인증을 받아둔 만큼 시장 반응을 보면서 국외 진출 확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