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8 14:57
수정 : 2019.12.0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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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스테이트가 운영하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운영 중인 KT의 무인 배달 로봇 ‘엔봇’.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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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계열 노보텔 동대문, KT 배송로봇 설치
고객과 충돌 등 안전문제 고려해 밤에만 운영
SK 비스타 워커힐에 설치된 SKT AI 스피커는
한국어만 가능…외국어 인식 못 해
업계 “확대되려면 기술력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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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스테이트가 운영하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운영 중인 KT의 무인 배달 로봇 ‘엔봇’.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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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호텔들이 같은 계열 통신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해 무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스피커는 외국어를 인식하지 못하고, 배달 로봇은 밤에만 운영되는 등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호텔’을 표방하는 케이티(KT)에스테이트의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은 지난 2일부터 케이티가 개발한 음성 인식 서비스 ‘기가지니’를 기반으로 한 배송 로봇 ‘엔봇’을 시범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객실 안에서 말이나 터치로 수건 같은 객실 용품을 요청하면, 엔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직접 객실까지 가져다주는 서비스다. 호텔 관계자는 “객실에서 요청하면 늦어도 10분에는 로봇이 도착한다”고 했다.
그러나 엔봇은 낮에는 운영되지 않고 자정 이후로 오전 6~7시까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시로 오가는 손님과 로봇의 충돌 등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 때문에 야간에만 운행한다는 것이다. 호텔 쪽은 “엘리베이터 이용 등 안전에 대한 우려 사항이 있어서 이동하는 고객이 적은 야간에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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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의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 설치된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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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네트웍스의 호텔 비스타 워커힐 서울 전 객실에 설치된 에스케이텔레콤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는 한국어만 알아듣는다. 투숙객은 ‘누구’를 통해 조명 조절이나 커튼 여닫기 등을 할 수 있는데, 영어·중국어·일본어를 인식하는 기가지니와 달리 외국어 인식은 안 된다. 이 호텔의 외국인 투숙객 비율은 절반가량 되지만 다국어 버전 지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인공지능 스피커는 내국인 고객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가 같은 계열의 호텔을 ‘테스트베드’ 삼아 인공지능 플랫폼을 먼저 도입했지만, 호텔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다른 호텔로 확산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가지니는 노보텔 동대문을 포함한 9곳, ‘누구’는 비스타 워커힐 등 2곳에서 운영 중이다. 배송 로봇은 노보텔 동대문에만 도입됐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서울 시내 호텔은 60~80%가 외국인 고객이다. 외국어 지원이 안 되는 인공지능 스피커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있지만 호텔 입장에서는 기술력 검증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도 “(배송 로봇의) 안전성 문제도 있고, 특급호텔 등에서는 고객의 상태와 기분에 따라 1대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배송 로봇이 특급호텔로 확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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