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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4:36 수정 : 2005.01.07 14:36

EPA

올해부터 수출쿼터제 폐지…양질의 면화 확보, 생산공장 확대과제

인도 의류 수출의 앞날이 활짝 열릴 것인가? 올해 1월부터 세계무역기구(WTO)의 의류 수출 쿼터제가 공식 폐지됨에 따라 인도가 가장 커다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지난 1995년 WTO 회원국들은 섬유업종의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각종 쿼터제를 폐지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올해 1월1일부터 이 규정이 공식적으로 발효되는 것이다.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각종 무역장벽을 단계적으로 철폐해 온 WTO의 행보가 이제 섬유산업에서도 본격적인 성과를 내게 된 셈이다. 당초 이 제도의 폐지를 둘러싸고 방글라데시, 네팔 등 저개발국가(LDC)들은 WTO의 무역환경위원회(CTG)를 상대로 쿼터제 폐지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끝내 아무런 결실도 거두지 못했다.

반면, 중국, 인도, 브라질, 파키스탄 등 저비용으로 의류를 대량생산해 온 나라들은 그간 일정량 이상의 수출을 막아왔던 이 제도의 폐지를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이 가운데 특히 세계 의류 생산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새해부터 의류 수출량을 더욱 늘릴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인도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이 거의 전적으로 저가 의류 생산에 치중한 반면, 인도는 유럽과 북미시장을 대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브랜드의 의류 생산에 힘을 쏟아왔기 때문이다. 고급 의류 제품의 경우, 1벌당 12~18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이윤 폭이 큰 편이다. WTO가 내놓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쿼터제 폐지 이후 인도에서 생산된 의류 제품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지금보다 4배나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4%대에 머물고 있는 시장점유율이 15% 정도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물론 인도 의류산업이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도 있다. 우선 값싸면서도 양질의 면화를 충분히 확보하는 일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펀잡, 하르야나, 라자스탄 등 인도 내 대표적인 면화 생산 지역에서는 1파운드당 41~42센트의 비용에 면화가 생산된다. 여기에 운송료, 관세 및 수수료 등이 추가될 경우, 원재료가 되는 면화비용은 대략 45센트에 이른다. 인근 파키스탄 등지에서의 생산비용이 37~38센트에 머물고 있는 것에 비하면 불리한 조건이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현재 1파운드당 5센트 규모로 책정된 보조금을 3센트 정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에 비해 인도의 생산기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대량으로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개별 생산공장의 규모가 작으므로 주요 업체들이 몇 개의 공장에 생산량을 할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출량이 일정한 수준으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자유로운 수출길이 열린 마당에 이런 여건은 생산 및 수출량을 즉각적으로 늘리는 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어쨌든 2005년의 개막과 함께 거의 반세기 동안 유지되어 왔던 의류 수출 쿼터제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누가 가장 앞서 나갈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물론 현재로서는 그 주인공이 인도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Hannes B. Mosler/ 객원기자 mino@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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