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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7 19:46 수정 : 2005.01.07 19:46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국제가전쇼(CES) 현장의 한국 전자업체 전시관. 위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삼성 전시관, 아래는 엘지전자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가 55인치 엘시디 텔레비전을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홈네트위킹이 미래 열 것”
한국, 그 복판서 빛났다

“지금 북미의 중산층 이상에서는 낮에는 ‘애니콜’로 통화하고, 밤에는 ‘파브’로 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3천달러(약 300만원) 이상 고급 텔레비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제품이 일본 제품보다 15%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애니콜로 통화하고 파브보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쇼(CES) 현장에서 6일(현지시각) 만난 오동진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의 말이다. 컨벤션홀 중앙관 한가운데를 차지한 삼성전자, 엘지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한국 전자업체들은 과거의 강자 일본을 제치고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핵심은 홈네트워킹. 어느 제품이 더 잘 찍고, 빠르게 저장하고, 선명하게 보여주고, 신속하게 데이터로 전환해서, 다른 곳으로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중심에 설정된 텔레비전에서 삼성과 엘지는 최고의 제품구성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홈네트워킹의 핵심제품으로, 엘지전자의 신개념 복합 디브이디(DVD)레코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엠에스(MS)가 개발한 이피지(EPG)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케이블·위성·지상파 등에서 원하는 방송을 찾아 녹화할 수 있는 제품으로, 최대 160시간의 방송을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담아 재생할 수 있다.

삼성 엘지제품등 ‘주연’ 각광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도 자신의 기조연설에서 ‘홈네트워킹은 삶과 일의 방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희망’이라며 엘지전자의 15인치 무선 엘시디(LCD) 텔레비전을 그 예로 제시했다. 집안 어디에서건 원하는 곳에 들고 가 볼 수 있는 이 텔레비전처럼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없애는 제품이 미래를 바꾼다는 설명이었다. 김쌍수 엘지전자 부회장은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일본업체들이 전시회의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한국 회사들이 빠지면 가전쇼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전시장을, 초소형 미니캠코더(‘미니켓’)나 카메라폰으로 찍고, 메모리카드에 저장한 뒤, 엘시디(LCD)와 피디피(PDP) 화면으로 보고, 노트북 컴퓨터로 포맷을 바꿔 무선인터넷이나 초고속(브로드밴드) 인터넷으로 보내는 일련의 절차들을 생생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런 구성은 엘지도 비슷하게 갖추고 있다.

일본 업체들을 포함한 전세계 업체 중에서 삼성·엘지처럼 오디오·비디오와 저장장치부터 노트북, 휴대전화까지 모두 선보인 회사는 소니와 마쓰시타(브랜드명 파나소닉) 두 회사뿐이었다.

그러나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나소닉은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한 홈네트워킹부터 차세대 전지사업까지 자신들의 비전을 비교적 명확하게 정리해 참고할 사항이 있었지만, 소니는 비전도 없고, 출품된 제품도 적어 2000년대 이후 위축되어 가는 위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소니등 일본제품 확실히 제쳐

엘지전자의 이희국 사장(기술총괄)은 “최근 인텔이 센트리노에 이은 차세대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소노마’를 엘지전자와 삼성전자에 먼저 줘 한국에서 세계 첫 소노마 노트북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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