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트로닉스 5억달러 상담
OLED대형화 기술도 특허 출원
현대오토넷·상사도 큰 관심끌어 ‘연 방문인원 20만명, 100여건의 바이어 미팅에 5억달러(약 5천억원) 계약 상담.’ 지난 6일(현지시각)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쇼(CES)에 참가한 대우일렉트로닉스가 거둔 성적표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으면서 쓰러진 옛 대우와 현대 계열사들이 2005년 가전쇼를 통해 새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가전쇼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셜홀 중앙관에 지난해보다 2배 넓은 약 250평의 독립부스를 열고 피디피(PDP), 엘시디(LCD) 텔레비전과 디브이디(DVD)레코더 등 디지털가전과, 차량용 디지털 오디오·비디오(AV) 제품 등을 선보였다. 대우는 가전쇼 준비 단계부터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상담예약을 받은 데 고무돼 전시회 규모를 늘렸다. 가장 반응이 좋은 분야는 디지털 텔레비전이고, 차량용 오디오·비디오 제품도 인기가 높았다고 회사 쪽은 전했다. 지난 몇년 동안 중앙관을 떠나 조그만 회의실에서 바이어들과 미팅만 해왔던 대우 관계자들은 전시회 기간 내내 끊이지 않는 방문객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 사장은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오디오·비디오 신제품도 선보였다”며, “북미 시장에서 디지털 제품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특히 현재 20인치대에 머물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40인치 이상으로 쉽게 대형화할 수 있는 기술을 특허출원했다고 밝혔다. 또 차 뒤에 카메라를 달아 후진 때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는 오엘이디 백미러를 제너럴모터스(GM)에 제안해 현재 제품개발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도 컨벤션홀 중앙플라자에 별도의 부스를 열고 제조자설계방식(ODM)이나 주문자설계방식(OEM)으로 만든 디지털기기들을 바이어들에게 선보였다.
현대그룹 출신 회사들로는 옛 현대전자(하이닉스)에서 떨어져 나간 현대오토넷과 현대종합상사가 각각 참가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현대오토넷은 북미 시장 진출을 앞두고 ‘폰터스’란 브랜드로 처음 전시회에 참여했다. 휴대용 동영상재생장치인 피엠피(PMP)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넣은 제품, 착탈형 엠피3플레이어가 부착된 카오디오 등 자체 개발한 신제품들을 들고 나왔다. 이 가운데 엠피3플레이어 착탈형 카오디오는, 차 안에서는 엠피3플레이어를 오디오에 부착시켜 듣다가 밖으로 갈 때 빼가지고 나갈 수 있는 제품으로,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현대오토넷 김명재 이사(해외영업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수백건의 상담이 이뤄졌다”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사도 주문자설계방식(OEM)으로 만든 엘시디와 피디피 텔레비전, 휴대전화와 엠피3플레이어 등 50여종의 제품들을 선보였다. 현대종합상사 조태래 부장(정보통신사업부)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나왔는데, 북미와 중남미 바이어들이 상대적으로 값싸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높은 현대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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