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2 21:54
수정 : 2005.01.02 21:54
“열악한 인프라가 한국기업엔 득”
엘지전자가 인도에 첫발을 내딜 때부터 인도 법인을 총괄하면서 ‘엘지 돌풍 신화’를 이끌고 있는 엘지전자 인도법인장 김광로(58) 사장은 “정수기, 전기부품 등 인도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개척할 수 있는 땅이 무궁무진하다”며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르는 인도가 국내 중소기업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열악한 기업환경에 이미 실패하고 돌아간 중소업체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물론 고생할 각오는 해야 한다. 그러나 엘지전자나 현대차가 어렵게 쌓아 놓은 한국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도 본다. 인도는 전기사정이 나빠 정전도 잦고 전압도 100~450볼트까지 오르내린다. 가전제품에 치명적인 이런 상황도 뚫어낸 엘지전자의 각오를 배울 필요가 있다.
-그래도 도로, 전기, 용수 등 모든 면에서 제조업에겐 어려움이 클텐데.
=나쁜 환경은 오히려 편하게 장사하려는 외국기업들을 막아주는 ‘진입장벽’ 구실을 한다. 인도가 전국을 관통하는 도로를 깔고 있는데, 시장을 선점한 우리 기업들에게 꼭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보따리를 싸서 나갔던 일본 업체들이 대거 들어올 채비를 하고 있다.
-인도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에게 당부할 점은?
=인도인들을 그저 값싼 노동력으로만 보면 안된다. 인도인들은 똑똑하고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들이다. 그들을 존중하는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합작투자보다는 승인절차가 까다롭더라도 100% 자기지분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주인의식이 강한 인도사람들의 습성상 동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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