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8.25 19:02
수정 : 2008.08.2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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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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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기자의 뒤집어 보기 /
정부가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의 하나로 인터넷 사업자의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주민등록번호는 법에 수집하도록 돼 있는 사업자만 요구할 수 있게 한다. 기존 법을 재검토해 주민등록번호의 수집·보관 의무화 대상 사업자를 구체화·최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좀더 일찍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지만, 더 늦기 전에 정책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아 다행이다. 다만 정부 쪽의 설명을 듣다 보면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빼먹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 인터넷 사업자들이 그동안 무단으로 수집해 갖고 있는 주민등록번호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없다. 방통위 쪽은 “앞으로 검토해볼 사안”이라며 얼버무리고 있다. 방통위 담당 국장은 “사업자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차차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다른 나라를 크게 앞선다. 초등학생은 물론이고 70~80대 어르신들도 인터넷을 이용한다. 모든 인터넷 사이트가 회원들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의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 사업자들한테 수집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이게 유출되거나 거래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를 방치한 채 추진되는 개인정보 수집 최소화는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주민등록번호 수집 금지가 개인정보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인지 의심도 든다.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금지하는 것은 회원 가입 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게 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회원의 주민등록번호도 갖고 있을 필요가 없게 된다.
인터넷 사업자들은 그동안 ‘본인 확인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회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했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 유출이 잦아지면서, 지금은 주민등록번호로는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본인이 아닌 사람이 본인인 척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업자 쪽의 형편을 무시한 채 “당장 고객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하라”고 하기 어려운 방통위 쪽의 처지를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더구나 방통위는 인터넷 사업자들이 국민의 주민등록번호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행위를 방치한 ‘원죄’도 안고 있다.
‘과도기를 두자.’ 전문가들이 방통위와 인터넷 사업자들의 형편까지 살펴 내놓은 대안이다. 1~2년 정도 시간을 줘 인터넷 사업자 스스로 주민등록번호 문제를 해결하게 한 뒤, 그때까지 삭제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내리자는 것이다. 이 경우 시정명령을 받고도 삭제하지 않으면 개인정보 침해로 간주해 대표를 처벌하고 이행 강제금을 물리겠다는 점을 사전에 확실히 못박아둬야 한다.
이는 인터넷 사업자들도 바라는 방안이다. “회원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고민이다. 옥션이나 하나로텔레콤의 사례에서 보듯, 유출되면 그날로 회사 문 닫아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서서 없애자고 떠들 수도 없다. ‘왕따’ 된다. 정부가 나서줬으면 좋겠다.” 한 인터넷 업체 사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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