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정 기자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을지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위성디엠비폰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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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DMB폰 써보니
끊김·흔들림 거의 없어
중계기 없는 지하철선 ‘먹통’
동영상 녹화도 간편
시청중 전화받자 방송소리 정지
두시간 넘자 배터리 ‘깜빡’ “움직이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텔레비전 화면을 과연 볼 수 있을까?” 지난 10일 시험방송을 시작한 위성디엠비에 대한 이런 의문은 기우였다. 12일 출퇴근하면서 위성디엠비폰(삼성전자 SCH-B100)을 체험해봤다. 버스로 서울 을지로에서 공덕동으로 가는 동안 화면의 끊김이나 흔들림 현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tu’버튼을 누른 뒤 화면이 창에 뜰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5초. 버스 안에서는 문제가 없었고, 회사 엘리베이터를 타니 잠시 방송이 정지되긴 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니 다시 화면이 이어졌다. 화질은 320x240의 해상도로 전송돼 2.2인치 화면으로 보기에 무리없이 깨끗했다. 티유미디어 쪽은 7인치까지는 최적화된 화면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땅밑에서는 어떨까? 퇴근길에 6호선 증산역에서 2호선 을지로입구역으로 가는 동안, 6호선 안에서는 ‘전파의 수신세기가 약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라는 메시지와 함께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위성전파를 받을 수 없는 지역에 설치되는 중계기 ‘갭필러’가 현재까지는 지하철1~4호선 구간에만 설치된 탓이다. 뉴스를 보다 드라마채널로 바꿨다. 메뉴버튼을 누르자 ‘파란만장 미스김의 10억만들기’이라는 드라마 제목과 함께 상영시간이 표시됐다. 아래 쪽에 있는 ‘상세설명’을 선택하니, 두어줄의 드라마 소개도 볼 수 있었다. 이후 방영할 프로그램의 정보도 찾아볼 수 있었으며, 프로그램 사전예약 기능이 있어 프로그램이 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알람을 보내주기도 한다. 드라마를 보는 도중에 카메라 촬영버튼을 누르자, 그 장면이 그대로 ‘콘텐츠보관함’에 저장됐다. 버튼을 1~2초 누르고 있으니 동영상 녹화도 가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94메가의 내장메모리로 4시간 동안 동영상 녹화가 가능하다”며 “컴퓨터 등 외부기기로 연결해서 엠피3나 엠펙(mpeg) 파일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채널을 녹화·녹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 시비를 막기 위해 티유미디어 쪽은 녹화·녹음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선별적으로 제공한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레코딩을 뜻하는 붉은색 ‘아르’(R)표시가 뜬다. 방송 중 전화가 와 통화버튼을 누르니 방송 소리가 통화시간 동안 자동으로 사라졌다. 껐다 켰다를 반복하며 두어시간을 쓰다보니, 어느 순간 배터리 표시가 깜빡이고 방송은 중단됐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문제는 관련 업체들에게 남겨진 고민이다.
오는 5월 본방송이 시작되면 가입비 2만원, 한달에 1만3000원으로 비디오 채널 14개, 오디오 채널 22개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여럿이다. 우선 서울과 수도권, 5대 광역시에만 깔려있는 갭필러를 지방 소도시와 시골까지 확대하는 문제가 만만찮다. 고객의 눈과 귀를 유혹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해나가는 문제도 숙제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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