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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3 18:54 수정 : 2005.01.03 18:54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이 3일 사옥 현관에서 새해 첫 출근하는 직원들과 대형 시루떡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 기업 확 달라진 시무식

꽃, 떡, 달걀, 네잎 클로버….

3일 새해 첫 출근일을 맞은 기업들이 다양한 소품을 동원한 시무식을 통해 고객과 직원들의 기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새해엔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뜻인지, 뭔가를 나눠주는 회사들이 많았다.

케이티(KT)의 이용경 사장은 이날 아침 서울 강남 2호선 선릉역 앞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장미꽃과 복조리를 나눠주며 일일이 인사를 했다. 이 사장은 “모든 분들을 고객으로, 고객을 왕으로 생각하는 열린 경영을 하겠다”며 악수를 나눴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분당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오늘처럼 직접 현장에서 고객들을 만나겠다’며 현장경영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달걀 나눠주기로 시작했다. 강호문 사장을 비롯한 국내 사업장 임원과 사원 대표 등 60명은 3일 오전 7시부터 수원과 대전, 부산사업장 출입구에서 첫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삶은 달걀 일일이 건네며 새해 인사를 나눴다. 강 사장은 “힘찬 외침으로 새벽을 여는 닭처럼 새해를 힘차게 출발하고, 달걀을 깨뜨려 탁자에 세운 콜롬부스처럼 기존의 틀을 깨고 새해 심기일전하자는 의미에서 달걀을 나눠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오롱의 이웅열 회장은 과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행운을 뜻하는 네잎 클로버가 붙은 카드 100여장을 임원들에게 나눠줬다. 카드에 붙은 네잎 크로버는 이 회장이 평소 등산을 하며 직접 채집하거나 지인들로부터 받은 것들로, 이 회장의 부인 서창희씨가 직접 코팅해 카드에 붙였다고 한다.

현대건설이 선택한 것은 ‘떡’이었다. 현대건설은 시무식을 생략하고, 이지송 사장과 본부장들이 이날 새벽 직접 방아간에서 찧어온 찹쌀떡을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건네며 덕담을 나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 사장이 ‘직원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형식에 얽매인 시무사를 읽은 것보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손잡고 건네는 덕담 한 마디가 더 낫다’고 말해 시무식을 대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업체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옛 아남반도체)의 김규현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이날 새벽 5시10분께 성수동 사업장 입구에서 직원들에게 돼지 저금통을 나눠주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벽같이 출근해 회사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여러분들 덕분에 올 한해도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다”며 덕담을 나눴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에는 부평사업장으로, 밤 10시에는 광주사업장에 들러 야근을 위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복돼지를 나눠주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보령그룹은 신년맞이를 아예 ‘비전 선포식’으로 바꿨다. 보령그룹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김승호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 전체가 모여 오는 2009년에는 계열사 매출 총액 1조800억원, 경상이익 1366억원을 돌파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쿠쿠홈시스는 2일 오전 7시 서울 양화대교 근처 한강둔치에서 구본학(37) 부사장을 비롯한 서울사무소 직원들 50여명의 힘찬 마라톤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사내에 마라톤동호회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달리기로 한해를 시작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구 부사장은 “올해처럼 경기전망이 어두울수록 새벽같이 일어나 힘차게 일하자는 의미에서 마라톤 시무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희 양선아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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