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05 19:28
수정 : 2019.11.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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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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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기준 직원 둔 자영업자는 11만↓
퇴직뒤 고령창업·온라인유통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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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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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크게 줄어들고, 직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부진한데다 유통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면서 직원 수를 줄이거나, 새로 창업할 때 직원을 두지 않는 1인 창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60대 이상 고연령층이 ‘나홀로 자영업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8월 기준 자영업자는 총 566만2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9천명(0.3%) 줄었다.
이 가운데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153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6천명(7%)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는 412만7천명으로 9만7천명(2.4%) 늘었다. 다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무급으로 일하는 가족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포함한다.
전체 자영업자 규모는 2000년대 초반 600만명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었다가 생산·유통 구조의 변화로 자영업 구조조정이 일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최근 10년간은 영세성이 짙은 나홀로 자영업자의 감소세가 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는 이전과 달리 나홀로 자영업자는 늘어나고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를 많이 타는 업종에서는 직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줄고 나홀로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8월 기준 도·소매업 자영업자는 지난해보다 2만9천명 감소한 가운데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4만3천명이나 줄고, 나홀로 자영업자가 1만5천명 늘었다. 음식점·숙박업은 전체 자영업자가 2만5600명 늘었는데, 나홀로 자영업자가 2만6400명 늘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크게 줄어든 요인은 복합적이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내수가 안 좋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창업할 때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홀로 창업으로 시작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플랫폼을 매개로 한 배달·가사서비스 노동자들이 급성장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음식점에 고용됐던 배달원이 명목상 개인사업자가 되어 중개 앱을 통해 배달 일을 하는 경우다. 지난해와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충격으로 직원을 해고한 영향이 나타났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통계만으로는 주요인이 무엇인지 밝혀내기 어려워 추정만 가능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나홀로 창업’에서 운영 기간이 ‘1년 미만’인 신규 창업자의 비중이 8.8%로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늘어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신규 창업 비중이 커지지 않는데, 경기 부진에 고령화 영향으로 경제활동에 나선 60살 이상 고령층의 1인 창업이 이런 추세를 바꿨다”고 짚었다. 실제 8월 기준 60살 이상 나홀로 자영업자가 148만1천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6천명 늘었다. 전체 나홀로 자영업자의 증가 폭(9만7천명)과 맞먹는 규모다.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3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5만8천명(1%) 늘어났다. 이 가운데 취업 능력은 있지만 취업 의사가 없는 ‘쉬었음’ 인구가 전년 동월 대비 34만9천명이나 크게 늘었다. 지난해 실업 상태에 있는 이들 가운데 일부가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쉬었음’ 인구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쉬었음’의 주된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가 16.9%로 가장 많았고, ‘퇴사(정년퇴직 포함) 뒤 계속 쉬고 있음’이 16.3%였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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