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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 탄자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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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탄자니아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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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킬리만자로. 조용필 노래 덕에 한국인에게 너무도 친근해진 이 산은 아프리카 대륙 동쪽 탄자니아에 있다. 그뿐이랴. 야생의 대평원, 세렝게티, 인도양의 진주 잔지바르도 모두 탄자니아에 있다. 아프리카를 향한 로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여행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광자원에 힘입어 탄자니아는 전체 외화 수입의 약 25%를 관광산업에서 벌어들이며, 100만여 명 이상이 여기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언뜻 대단하게 들리겠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탄자니아 관광산업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2011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여행관광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탄자니아는 139개국 중 110위에 머물렀다. 관광객 수 역시 세계 관광객의 고작 9%를 차지할 뿐이다. 자연 매력도 부문에서 브라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안타까운 수치다.
천혜의 관광자원 보유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음에도 관광산업 국제경쟁력이 이토록 떨어지는 원인은 관광산업 종사자의 전문성 부재, 불법 여행사 성행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중 탄자니아 정부가 가장 집중하는 것은 접근성 문제로 보인다. 더 많은 관광객이 저렴한 가격에, 더 짧은 시간에 방문할 수 있다면 관광수입이 늘어나리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탄자니아 정부는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국영항공사 에어탄자니아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마침내 개통된 다르에스살람의 관문, 줄리우스니에레레국제공항(JNIA) 제3터미널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채비를 갖췄다.
주요 정부 현안이니만큼 에어탄자니아의 새 항공기 구매 소식은 매번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된다. 2016년 봉바르디에사의 ‘대시(Dash) 8 Q400’ 2대를 시작으로, 2018년 ‘보잉 787 드림라이너’에 이르기까지 6대를 최근 구매했다. 드림라이너는 국제 노선을 겨냥한 것으로, 남아프리카공황국 요하네스버그와 인도 뭄바이 노선이 올해 새로 개통됐다. 이외에 잠비아, 우간다,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대륙 내 인근 국가로도 노선을 확장하는 중이다. <더 시티즌>에 따르면, 패스트제트(Fastjet) 영업정지로 반사 효과에 힘입어 국내 점유율 역시 2017년 2.5%에서 2018년 24%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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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셀리 국립공원 나무에 앉아 있는 원숭이 뒤로 킬리만자로산이 보인다. 탄자니아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있지만 관광산업 국제경쟁력이 매우 낮은 편이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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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와 공항 등 인프라 육성
정부가 의욕적인 행보를 보임에도 에어탄자니아가 이번에 새롭게 일어설 수 있을지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설립 이후 줄곧 부침을 반복해온 것을 기억하면 어느 정도 타당한 의심이라 하겠다. 1977년 설립된 에어탄자니아주식회사(ATCL)는 “언제든지 취소”(Any Time Cancellation)라고 희화화될 만큼 운영 능력에 한계를 보였고 끝내 민영화 절차를 밟았다. 2002년 사우스아프리카에어웨이(SAA·South African Airways)가 2천만달러에 ATCL 지분 49%를 사들이며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노선 확대 계획 지연, 탄자니아 정부의 소극적 지원 등으로 ATCL은 4년간 240억탄자니아실링(약 1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탄자니아 정부는 SAA에 그 책임을 돌리며 SAA가 소유했던 지분을 다시 사들임으로써 짧았던 파트너 관계를 끝냈다. 이후에도 ATCL은 국내시장에서 외면받았고, 국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008년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거래 제외 대상으로 발표되기까지 했다. 이듬해 지위를 회복했으나 여전히 항공기 부족과 결함으로 운항이 중지되는 일이 많았다. 낮은 시장점유율과 이로 인한 만성 적자는 항공기 구매와 대여를 또다시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낳았다.
에어탄자니아 등 항공사 적자 악순환
높은 적자는 에어탄자니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IATA는 2018년 4억달러를 기록한 아프리카 항공사들 순적자가 2019년 역시 3억달러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에티오피아항공 등 우수 항공사 몇 곳을 제외하고는 정도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열악한 도로와 철도, 넓은 영토, 항구를 갖지 못한 수많은 국가 등 아프리카 대륙의 특징적 요소를 고려할 때 하늘길에 높은 수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인구와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더욱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보잉(Boeing)은 아프리카 항공운송이 연평균 5.9% 성장률을 보이고, 앞으로 20년간 아프리카 항공사들이 신규 항공기 1160대를 필요로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잠재력만큼이나 장애물도 만만치 않다. 아프리카 항공사들은 이미 대륙 노선을 장악한 국제 유수 항공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역내 이동 수요가 많지만 국가 간 비자협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해 그 일부만이 실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노선 확대를 통해 이용객 증가를 목표로 하면 막대한 초기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미 적자가 상당한 항공사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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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국립공원 전경.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이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에어탄자니아 등 항공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웃 나라 에티오피아의 눈부신 성공을 벤치마킹했다.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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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항공 급성장이 자극제
이런 악조건을 잘 알고 있을 존 마구풀리 대통령이 에어탄자니아에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은, 이웃 나라 에티오피아의 눈부신 성공 때문일 것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항공시장 리더로 자리잡고 있다. 이집트항공, 모로코항공, 사우스아프리카항공 등을 좌석 점유율에서 50% 이상 앞서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들 항공사보다 규모가 작았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에티오피아항공그룹은 에티오피아항공 외에 아프리카 인근국(토고·말라위·차드·모잠비크)과 합작한 항공사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 성장에 따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가 아프리카의 허브 공항과 관문으로도 떠오르게 되었다.
과연 에어탄자니아가 과거 오명을 지우고 그 슬로건대로 킬리만자로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을까. 에어탄자니아가 에티오피아항공과 경쟁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그린아프리카항공이 출범 전부터 에티오피아항공에 맞먹는 수의 항공기를 주문해 아프리카 항공시장에 새로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만일 허브 공항 육성이 주목적이 아니라면 에어탄자니아는 그만의 강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는 탄자니아를 찾는 손님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과 항공 분야 협력 가능성 충분
우니사 미나 탄자니아 교통부 기획처장 역시 “새 항공기를 다수 들여왔다지만 제대로 된 정비 인력 없이는 다시 ‘언제든지 취소’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항공 인력 육성이 에어탄자니아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다음 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정권 홍보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국제노선 개설을 서둘렀다지만 사실 정비 및 지상 조업 인력 육성, 철저한 기체 점검과 정비가 그보다 앞서 기본 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항공사 지상직 인력의 업무 효율성 역시 승객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겠다. 새로 지은 터미널의 현대적 인테리어가 무색하게 공항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버리는 일이 많은 현 상황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이용 승객 처지에서 하나 더 덧붙이면, 공항에 도착한 뒤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교통편부터 여행상품으로 이어지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에어탄자니아가 다른 아프리카 항공사와 차별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언급한 부분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 연속 12년 수상의 최고 서비스를 자랑하는 인천공항, 역시 완벽한 서비스로 인정받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항공사를 보유한 한국과 충분히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관련 연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이 양국 사이에 이뤄지고 아프리카 시장 잠재력을 미래에서 현실로 앞당기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전희수 KOTRA 다르에스살람무역관 과장
heesu.jeon@kotra.or.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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