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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5 13:48 수정 : 2020.01.05 14:53

세계경제 지형변화 좌우할 5대 요인
중국과 아세안의 분업구조 변화
중국의 질적성장 정책 유지 여부
온난화 등 기후변화 대응 등 꼽아

4차산업혁명 주도권 경쟁과 지역무역협정(RTA) 확산이 또다른 무역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5일 한은 조사국 국제경제부는 ‘2020년 이후 글로벌경제 향방을 좌우할 주요 이슈’ 첫번째 보고서에서 4차산업혁명 주도권 경쟁, 국제무역질서 재편 등을 5대 요인으로 꼽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미국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정부 주도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야에서 경쟁자로 떠올랐다. 미국 데이터혁신센터의 평가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사물인터넷 등의 정보량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과 유로를 제쳤다. 이에 미국은 화웨이 등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거래제한 리스트에 올리는 등 견제에 나서고 있다. 독일과 일본도 인공지능 분야 투자를 대거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4차산업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과정에서 주요국간 무역마찰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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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기반의 다자무역체제 약화와 지역무역협정을 통한 새 국제무역질서 재편 움직임도 세계경제의 지형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았다. 전체 회원국의 총의에 의해 도출되는 다자간 협정과 달리 양국 또는 복수국 간 지역무역협정은 2006년 202건에서 지난달 302건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지식재산권, 디지털 무역 등 통상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지역무역협정의 확산이 힘의 우위에 기반한 무역질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미 정부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서 자동차부문 원산지 규정 강화와 비시장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제한을 통해 자국시장 보호와 중국 압박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5대 요인으로 들었다. 특히 최종재 생산거점이 중국에서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아세안 지역으로 이전되는 분업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2010~2018년중 최종재 수출비중은 중국이 58.5%에서 52.8%로 하락한 반면 아세안은 33.5%에서 38.4%로 상승했다. 아세안이 중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재를 생산하는 수직적 분업구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산업고도화 정책 추진, 제조업 생산비용의 빠른 증가와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인상 여파로 이러한 분업구조 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 대미 완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아세안 지역으로 생산설비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질적성장 정책 유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중국 정부는 2010년대 들어 단기 부양보다는 소비중심의 내수기반 확충과 차입 축소 등 지속가능한 질적성장 전략을 추진해왔다. 한은은 고용 창출 능력이 뛰어난 서비스업 발전과 노동력 공급 감소 추이를 감안할 때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과도한 기업부채비율과 채권 부도, 중소은행 부실부채 증가 등 금융리스크 확대 우려로 유동성 과잉 공급도 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질적 성장 기조 유지에 따른 투자감소로 중국의 세계 생산기지 구실은 약화하는 반면 소비시장으로서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등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도 주요 이슈로 꼽았다. 특히 올해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목표 갱신과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제출 기한인 만큼 관심이 높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정책(그린딜 2050)을 발표하고 관련 사업에 올해 예산(1687억유로)의 21%를 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녹색기업에 대한 대출 완화와 채권매입 확대(녹색 양적완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는 주요 산업의 생산과 교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조선산업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면서 운반선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이 높은 국내 조선업체들의 운반선 수주 비중이 95%로 압도적인 가운데 중국과 일본 업체들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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