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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6 18:29 수정 : 2020.01.0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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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영국, 뉴질랜드 등 현금결제 거부 많아
은행 지점, 현금지급기도 크게 줄어 취약층 소외
우리나라도 현금결제비중 급감,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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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등이 활성화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현금 사용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현금 결제 비중이 매우 낮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국은행이 ‘현금 없는 사회’가 진척된 나라들의 실태를 조사해보니, 소매업체 등에서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취약계층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되고, 소비활동이 제약당하는 등의 문제점이 관찰됐다고 6일 밝혔다.

한은은 가계 지출액 가운데 현금 결제 비중이 낮은 스웨덴(13.0%), 영국(28%, 이상 2018년), 뉴질랜드(31%, 2019년)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나라에선 상업은행들이 주요 현금 공급 창구인 지점과 자동입출금기(ATM) 수를 줄여 국민들의 현금 접근성이 크게 약화됐다. 2018년 3개국의 상업은행 지점 수는 2011년(영국은 2012년 대비)에 견줘, 각각 33.2%, 23.4%, 29.0%나 감소했다.

현금 사용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과 장애인 등은 현금 결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스웨덴에선 중앙은행의 설문조사 결과, 현금 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의 비중이 2014년 27%에서 2018년 45%로 급증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해 10월 실시한 중앙은행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현금 없는 사회에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나고, 응답자의 23%는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추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스웨덴에서는 국민의 현금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업은행의 현금취급업무(입·출금 서비스 등)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고, 영국에서는 화폐유통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 운영업체에 대한 감독 강화, 우체국 예산 지원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가계지출에서 현금 결제 비중이 19.8%로 현금 없는 사회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조사에서 현금 결제를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0.5%에 그치는 등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2011년 대비 2018년 상업은행 지점 수는 14.0% 줄었으나, 스웨덴 등 3개국보다는 감소율이 낮다.

한국은행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종전에는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흐름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들어 현금 없는 사회로 급속한 진전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현금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며 “우리나라도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와 소비활동 제약, 공적 화폐유통시스템 약화 등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필요한 대응책 마련에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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