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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8 20:05 수정 : 2020.01.09 02:08

코스피 1.1%·닛케이 1.5% 하락
원달러 환율·금값은 장중 출렁
WTI 배럴당 한때 4.7% 급등
한은 “필요하면 안정화 조치”

이란 외교 “전쟁 바라지 않는다”
위험회피 심리 완화되며 진정세

지난 3일 미군이 이란 혁명수비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하면서 촉발된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세계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 성사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던 낙관론이 새해 벽두에 머리를 두들겨맞은 모양새다. 이란이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한 8일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은 크게 출렁거렸다. 세계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주식 등 금융 상품과 상품선물 가격에는 위축된 경제심리가 일찌감치 반영되고 있다.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는 금값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2월 결제 금 선물은 8일(현지시각) 새벽 1시40분 트로이온스당 1588.1달러(182만8077원)로, 전 거래일보다 13.8달러(1만6146원·0.88%) 오른 값으로 거래됐다. 7일 오후 한때는 2.48% 오르며 2013년 3월 이후 최고치인 1613.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5거래일간 금값 상승률은 5%에 육박한다.

중동 정세에 직접 영향을 받는 국제 기름값도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7일 오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배럴당 65.65달러로 4.7%나 급등했다. 그 뒤 상승폭을 줄여 8일 새벽 1시께는 상승폭이 1% 밑으로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23(1.11%) 내린 2151.31로, 코스닥지수는 22.50(3.39%) 내린 640.94로 마감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닛케이평균주가는 1.57% 떨어졌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 소식이 전해진 초기엔 2.6%나 떨어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원 넘게 오르며 달러당 1170원대 후반으로 치솟았다. 오후 들어서는 진정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고, 4.4원 오른 117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융시장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사태 악화 또는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금까지는 괜찮다’며 피해가 크지 않다고 시사한 뒤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며 진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사태 전개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부 시각으로 8일 아침 밝히겠다고 한 성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쏠려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향후 미-이란 간 긴장이 전면적인 군사적 충돌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관련 이슈가 수시로 부각되면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하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 합동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과 국제 기름값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중동 지역에 주재한 한국 기업과 교민에 대한 안전관리 등을 점검했다. 정부는 앞서 기재부 제1차관을 총괄반장으로, △금융시장(금융위) △국제유가(산업부) △실물경제(산업부) △해외건설(국토부) △해운물류(해수부) 등 총 5개 대응반을 구성하고, 각 주무부처 차관이 대응반을 책임지도록 대응 체계를 마련해놓았다. 현재 이란에 지사나 연락사무소를 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13개(2019년 9월 기준)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엘지전자, 일부 건설 기업과 무역을 하는 상사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2018년 8월 미국이 이란의 경제제재를 재개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란 수출과 현지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남구 노현웅 김은형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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