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에서 지방공무원까지 휴일도 반납
외자유치 경쟁·인센티브 제도에 합숙도 예사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끄는 또하나의 원동력은 관리들이다. 최고 지도자에서 지방정부 관리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공무원들은 ‘세계의 공장’ 가동을 위해 주말도 휴일도 잊은 채 무섭게 뛰고 있다. 지난해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해외 순방은 석유 등 에너지·원자재 확보와 시장 개척을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말 베이징을 방문한 이희범(56) 산업자원부 장관은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과 만난 뒤 그가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뛰는 상무부장”이라고 평했다. 후 주석과 원 총리의 ‘비즈니스 해외 순방’을 빠짐없이 수행해야 할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밀려오는 경제 관료들과 상담하느라 하루하루의 일정이 바늘 세워놓은 듯 빼곡하기 때문이다. 상무부장이 이럴진대 부하 직원들이 한가할 리 없다.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보시라이의 상무부장 취임 뒤 ‘부서 내 상황이 더욱 악화’돼 주말은 이미 반납한 지 오래다. 지방정부의 관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싱리민(42) 산둥성 칭다오시 대외경제무역처장은 “1년에 집에서 저녁을 먹는 날이 두 손으로 꼽을 정도”라고 말한다. 바쁜 경우 아예 아파트를 잡아놓고 ‘합숙’을 하며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외자유치에 대한 각 지방정부의 경쟁과 인센티브 제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무원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승진을 위해선 실적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 <뉴스위크>는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표지 이야기로 다루면서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부지런하다는 일본인들을 게을러보이도록 만들었다”고 썼다. 바야흐로 중국의 당·정 간부들은 이제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를 게을러보이도록 만들고 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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