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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4 16:51 수정 : 2005.01.24 16:51

우량주 분산투자 효과로 수익 안정적
운용수수료 절반수준…거래세도 없어

회사원 박형진(가명·36)씨는 새해 첫달부터 월급에서 매달 20만원씩 떼어내 주식투자를 하기로 했다.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의 대학 교육비를 준비해 두기 위해서다. 당연히 직접투자의 위험부담을 피하기 위해 간접상품에 들기로 했다. 요즘 뜨고 있는 적립식 펀드가 제격일 것 같았다.

투신운용사에서 근무하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좋은 상품’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선배는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자신은 적립식 펀드 대신 매달 상장지수펀드(ETF)에 30만원씩을 넣고 있다는 거였다.

거래량 많은 코덱스200 유리

요즘 이티에프에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또한 투자 전문가들도 수수료 부담이 적으면서도 안정적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적립식 투자방법의 하나로 이티에프를 권하고 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이티에프는 정액분할 투자효과를 낼 수 있고, 수수료는 다른 상품보다 1% 넘게 아낄 수 있다”고 추천한다.

이티에프란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특정 주가지수를 따라가도록 운용하는 인덱스펀드를 주식처럼 만든 것을 말한다. 특히 이티에프는 개별 주식처럼 주식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거래는 주식처럼 하고, 성과는 펀드처럼 내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는 모두 4종류의 이티에프가 있다. 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있는 것으로는 코스피200지수를 대상으로 한 코덱스(KODEX)200과 코세프(KOSEF), 배당지수를 대상으로 한 코덱스(KODEX) 배당이 있다. 코스닥 시장에는 코스닥50지수를 따르는 코덱스(KODEX)Q가 등록돼 거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덱스200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어 대표종목으로 꼽힌다.

이티에프는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직접 투자에 비해 위험성이 적고 수익률도 안정적이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정보가 필요하다. 게다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항상 생각지 않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에 비해 이티에프는 거래소에 상장된 대표 우량 기업들에 분산투자를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만큼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것보다 위험을 훨씬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수익률도 적립식 펀드에 견줘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6월부터 이달 18일까지 매달 20만원씩 블루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 경우와 코덱스200에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를 비교해 보면 누적 수익률은 21.2%, 29.6%로 코덱스200 투자가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림 참조)

이티에프의 두번째 장점으로는 다른 펀드들이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것과 달리 2회 정도 나눠 현금배당을 해준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펀드에 들어가 있는 12월 결산 기업들의 배당금은 대강 4, 5월 무렵에 지급한다. 지난 2년 동안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은 2.45% 수준이었다.

정액분할 원칙 지켜야 위험관리 가능

세번째 장점은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티에프의 한 주 가격은 대략 해당지수에 100을 곱한 값으로 표시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가 118이라면 코덱스200의 한 주 가격은 1만1800원이 된다. 코덱스200은 거래소 주식이므로 최소 10주 단위로 거래된다. 계좌에 11만8천원과 증권사 수수료 600원(0.5%)가량만 있으면 이티에프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네번째로 일반 펀드와 달리 주식처럼 손쉽게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주식처럼 증권사에서 주식거래계좌를 개설하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자동전화주문(ARS) 등을 통해 개별종목처럼 자유롭게 본인이 원하는 가격을 정해 매매할 수 있다. 이미 주식계좌만 있다면 굳이 적립식 펀드처럼 가입과 해지를 할 때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또한 적립식 펀드의 경우 가입 뒤 주문을 낼 때나 환매 때 거래가격도 주문을 내는 시점이 아니라 다음날 종가까지 반영하는 등 시간차가 있다. 이에 비해 이티에프는 주문을 내는 시점의 시장 가격이나 지정 가격으로 바로 처리된다.

마지막으로 이티에프의 최대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투자비용이 눈에 띄게 적게 든다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다른 펀드에 비해 운용보수 수수료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의 수수료는 연 2~3%, 인덱스펀드의 수수료는 1.5% 수준이다.

이에 비해 이티에프는 수수료가 전체적으로 평균 0.7% 정도이다. 특히 대표종목인 코덱스200은 연 0.52%이다. 또한 개별 주식을 팔 때 내야 하는 0.3%의 증권거래세도 내지 않아도 된다. 펀드 운용도 기준지수를 따라가도록 복제돼 있기 때문에 펀드 내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매매 비용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다만 사고팔 때 증권사의 거래 수수료는 내야 한다.

물론 이티에프에 투자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현재 상장돼 있는 4가지 이티에프 가운데 코덱스200만이 하루 평균 거래량이 50만주에서 100만주 수준이다. 나머지는 거래량이 아주 적어 유동성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다.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의 위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이티에프로 적립식 투자를 할 경우 스스로 ‘정액분할 투자’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가가 오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더 사고 싶어한다. 이티에프 투자 역시 시세 변동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주식 시장에서 시세의 유혹에 빠져 욕심을 부리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흐름을 이용하려고 하기보다는 월급날 등 특정일에 맞춰 일정액만큼 꼬박꼬박 매수하는 적립식 투자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투자비용이 저렴한 것은 장점이지만 스스로 정액분할 투자원칙을 엄격하게 지켜야만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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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이코노미21> 기자 hslee@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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