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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5 18:37 수정 : 2005.01.25 18:37

환율 변동성 확대등 이유
현물·파생상품등 거래 급증
작년 환율 전년대비 15% 절상
주요국중 ‘최고’체질 허약
원-엔화 동조화 현상도 심해

지난해 국내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가 급증했으나, 원화 환율의 변동 폭도 주요 국가의 통화 가운데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내부 체질이 허약한 탓에 여전히 불안정성이 큰 것이다. 또 지난해엔 원화와 일본 엔화가 함께 오르고 내리는 동조화 현상도 더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4년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은행간 외화 현물 거래액은 하루 평균 38억9700만달러로 2003년보다 49.4% 증가했다. 또 통화스왑과 옵션 등 파생상품의 하루 평균 거래액도 2억8200만달러로 지난해(1억4400만달러)와 견줘 95.8%나 증가했다.

이처럼 외환 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데다, 지난해 1월2일부터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늘고 수출입과 자본거래 등 대외거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국내 외국환은행과 국내 비거주 외국인과의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17억달러로, 2003년보다 26.9%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금액이 오가는 게 아니라 사고 판 외환 선물의 차액만 거래하는 차액결제선물환은 자금 교환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주로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거래가 느는 경향이 있으며, 외환시장의 현물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루 평균 차액결제선물환 거래 규모는 지난 2000년 4억달러에서 2001년 5억1천만달러, 2002년 6억7천만달러, 2003년 13억4천만달러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원화 환율과 엔화 환율 사이의 동조화 현상도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조화 현상을 측정하는 상관계수를 보면, 지난 2000년 0.2%였던 원화와 엔화 환율의 상관계수가 지난해 말에는 0.8%까지 상승했다. 이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현상이 강한 것을 뜻한다. 한은은 “고유가와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미국의 금리인상 등 환율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동조화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2003년 말에 비해 157.5원 하락해 15.2%의 절상률을 보여, 일본·유로·호주·대만 등 주요 국가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절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지난 2003년에 다른 나라 통화들은 달러 약세의 영향을 받아 절상된 반면 원화는 거꾸로 절하되었던 것이 2004년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원화의 절상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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