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9 17:30
수정 : 2019.12.30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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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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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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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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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019년 주식시장의 마지막 날이다. 사람들의 생각이 얼마나 들어맞았는지 돌아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맘때 주가가 오를 거라 전망한 곳은 거의 없었다. 주가 상단을 2200 정도로 예상한 곳이 있었지만 이는 의례적인 전망일 뿐 진짜 얘기하고 싶었던 건 ‘2019년 주식시장은 좋지 않다’였다. 주가가 10% 가까이 올랐으니 전망이 어긋났다고 봐야 한다.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조선을 많이 꼽았다. 10년의 불황이 끝나고 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데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수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유망하다는 논리였다. 대표주자인 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지난해 말에 견줘 2%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고려하면 초라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반도체가 좋을 거라고 전망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올해 이익이 감소하는 것에 압도된 결과인데 이익이 줄긴 했지만 주가가 내년 실적 개선을 재료로 50%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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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도 전망이 맞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이맘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릴 거라고 전망한 곳은 없었다. 대부분이 2019년에 적게는 두 차례 많으면 세 차례까지 금리를 올릴 거라 봤었다. 금리 인상의 연장선에서 올해를 전망했기 때문에 오류가 생긴 것이다. 이런 사실을 통해 사람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알 수 있다. 전망하기 전까지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모두 모아 예측했지만 전망보다 현재를 연장하는 데 그친 결과다.
2020년은 어떨까?
이번에는 주가가 상승할 거란 전망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재개되면서 이익이 늘고 그 덕분에 코스피까지 따라 오른다는 것이다. 주요국 주식시장 중에서 미국이 가장 좋고, 중국은 잘못하면 위기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얘기하고 있다. 연준과 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철저한 관리로 경제가 안정을 유지하면서 주가가 오를 거라 기대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질 위험에 처해도 지난 11년간 그랬던 것처럼 금리 인하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이를 극복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2019년 주식시장이 좋았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다.
시장은 보는 시각을 달리하면 다른 모습이 된다. 국내 경기가 바닥을 지나도 이후 모습이 엘(L)자형으로 밑에서 깔릴 경우 코스피는 상승보다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주가가 11년 동안 올랐고, 주가순이익배율(PER)을 비롯한 각종 지표가 예년보다 높음을 고려하면 국외 시장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반도체 주가가 이익 개선보다 먼저 움직였다면 내년 주가는 그저 그런 수준에 머물 수도 있다.
주식시장을 보는 눈이 한쪽으로 쏠릴 때 멈춰 서서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올해가 끝나고 2020년 시장이 시작되기까지 며칠은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때다.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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