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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0 18:50 수정 : 2019.12.31 02:34

미 금리·무역분쟁 ‘반전’에 출렁
세계주가 24% 올라 채권 압도
원유가격 35.9% 금값 18.1% 뛰어
배기가스 감축제 팔라듐은 57.1%나

2019년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이 승자의 자리를 되찾았다.

30일 <블룸버그> 등 자료를 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산출하는 세계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24.4%(27일 기준) 올라 올해 세계채권지수 상승률(6.6%)을 크게 앞질렀다. 위험자산인 원유(WTI) 가격도 35.9% 상승해 안전자산인 금값(18.1%)보다 많이 올랐다. 원자재 중에서는 배기가스 감축 촉매제로 사용되는 팔라듐이 57.1% 급등해 왕좌의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위험자산의 강세에는 지난해와 대비해 2가지 반전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난해 4차례 금리를 인상했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3차례 금리인하로 급선회했다. 미-중 무역이슈는 지난해 분쟁으로 치닫다 올해 하반기에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세계 증시에서는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고쳐 쓴 미국 증시가 단연 돋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29.2% 올랐다. 8개 투자은행(IB)이 이달 초에 제시했던 내년 목표지수 평균치(3240)에 이미 도달했다. 남은 기간 추가 상승할 경우 2013년(29.6%) 상승률을 뛰어넘어 1997년(31%)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상승률은 35.7%로 더 가파르다. 지난 26일에는 8000선을 돌파한 지 335일 만에 9000선을 뚫었다. 올해 애플 주가는 80% 넘게 급등했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론도 7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 증시가 독주를 지속하면서 시장의 대가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트럼프처럼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연설을 하는 역대 대통령은 없었다”며 “미 증시 강세의 원인은 트럼프 그 자체”라고 말했다. 미 경기 침체를 최근까지 경고해 오던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도 “트럼프의 대통령 재선을 기본 시나리오로 내년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경고음이 사라진 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가 상승률과 기업 이익 증가율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둔화로 새해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수 년간 미국 증시의 최대 순매수 세력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올해 15%나 줄고 새해에는 추가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이 줄면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 증가율도 하락하게 된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감세가 더해져 지난 2년간 미국 기업들이 보인 순이익 증가는 ‘인공적인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나스닥 지수를 능가한 증시도 있다. 올해 최고는 그리스 증시로 50.1% 급등했다. 러시아(45%)와 아르헨티나(37.6%) 증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증시는 해마다 들쭉날쭉해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위험성이 높은 편이다. 유럽증시도 평균 26% 올랐고, 중국과 일본 증시는 20% 안팎 올랐다.

30일 코스피는 2200선을 지키지 못한 채 2197.67로 올해의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 대비 상승률은 7.7%로, 반중 시위로 몸살을 앓았던 홍콩 증시에도 밀리며 세계 증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8월 중순 이후로 좁히면 13%대 상승해 세계 증시 상승률에 뒤지지 않는다. 코스닥 지수는 막판 힘을 냈지만 결국 1년 전에 비해 0.9% 하락한 채 마감했다. 올해 세계 증시 가운데 주가가 내린 곳은 칠레, 요르단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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