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03.31 17:38 수정 : 2015.03.31 17:38

굴벤키안 재단이 지원하는 노숙자들로 구성된 오페라단(왼쪽)과 노인들에게 정원가꾸기를 교육하는 모습. 영국의 민간재단들은 사회혁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굴벤키안 재단 제공

영국의 사회혁신 전통

한국의 사회적 경제 영역에는 풀뿌리 단체, 소셜 벤처,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 속에서 여러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과를 지원하는 재원과 프로그램의 상당수는 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적 경제를 포함한 사회혁신의 성장은 정부가 폭넓게 지원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를 움직이는 네 바퀴, 즉 정부·기업·제3섹터(비영리기관)·개인(가계)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협력을 이룰 때, 건강한 사회적 경제의 기반이 다져지고 성장이 가능하다.

민간 기부금이 정부 지원금보다 많아

사회혁신 분야의 상당수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관’에 의존하는 한국 현실에 반해, 영국에는 약 8800개의 민간재단과 비영리 신탁기관이 오랫동안 사회혁신을 주도해왔다. 이들은 정부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좀더 발빠르게 혁신적인 실험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사회혁신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실험이 시도되는 제3섹터의 경우 2013년 한 해 약 26.5조원(160억파운드)이 정부 지원금이었고, 약 29.5조원(175억파운드)이 민간에서 비롯된 재원이었다.

특히 민간 재원 중 20조원(120억파운드)이 개인이나 기업체의 모금성 기부금이었으며, 4조원(24억파운드)은 민간재단과 비영리 신탁기관의 지원금이었다. 한국과 달리 제3섹터의 지원금은 정부보다 민간재단이 더 컸다. 이는 일회성 기부금이 아닌 지속적인 보조금 지원을 하고 있는 민간재단에서 비롯된 재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민간재단이 영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단순히 제3섹터에 자금을 지원하는 곳만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민간재단의 자금 지원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시민사회·비영리단체의 활동들은 18세기부터 정부가 손대지 못한 사회문제를 해결해왔다.

119·호스피스·무상도서관 등 탄생시켜

김정원 사회혁신연구소 스프레드아이 공동대표
119 응급서비스,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한 병동인 호스피스 서비스, 노동자 계급을 위한 최초의 무상 도서관 개방 등이 모두 민간재단에 의해 시작된 혁신적인 사회 프로그램이었다. 이러한 전통은 유럽 사회 속에 깊은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부분의 민간재단이 지원하는 활동은 실패의 확률이 뒤따르는 실험적인 모델이거나, 정부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사각지대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간의 자금과 시민사회, 비영리단체의 창의적이면서 모험적인 시도들에서 사회혁신이 태동한다.

김정원 사회혁신연구소 스프레드아이 공동대표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