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06.30 15:47 수정 : 2015.06.30 15:47

제임스 버틀러 사회적경제동맹 공보담당. 사진 스프레드아이 제공

인터뷰 / 제임스 버틀러 사회적경제동맹 공보담당

영국의 ‘사회적경제동맹’(Social Economy Alliance)은 지난해 가을 공약집을 발표하며 이후 약 6개월간 정치권이 공약집의 내용을 받아들이도록 정당 대상의 로비활동을 펼쳤다. 영국에서 정치권을 대상으로 한 로비활동이란 수많은 영역의 이해관계자들이 주장하는 정책 제안을 실제 정치권이 받아들이도록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주장과 근거를 홍보·설득·토론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한국 사회에서 흔히 내포하는 ‘로비’의 음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사회적경제동맹 사무국인 ‘영국 사회적기업협의체’(Social Enterprise UK)는 정책 입안 과정에서 로비의 전문성이 필요함을 느끼고 전문가인 제임스 버틀러(사진)를 공보담당자로 영입했다. 런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사회적경제동맹의 정당 대상 로비활동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경제 영역의 역량과 활동 면에서 다소 부족했다”고 평했다.

그는 사회적 경제 영역의 다양한 정책 제안 기관들이 정책을 만드는 것에는 많은 노력을 들이지만 정치인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역량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치인들을 설득하고 지원하는 활동은 정책 기관의 부수적인 업무가 아닙니다.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쳐 만들어진 정책 제안이 제대로 정치인들에게 전달되고, 그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전담 전문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이고 세밀하게 펼쳐야 할 주요 활동이지요.”

정책경연장 같은 전당대회 활용을

버틀러는 특히 전당대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에서의 전당대회는 각 정당의 주요 선출직 당직자인 대표나 최고위원 등을 선출하는 선거 이벤트 형식이다. 이와 달리 영국의 전당대회는 정책박람회 성격을 갖는다. “정당한테 전당대회란 국민과 당원에게 가장 강력하게 알리고 싶은 정치·정책적 메시지를 내보이는 자리이며, 이를 위해 정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앞을 다투어 자신의 정책 비전과 내용을 설파하고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동시에 정치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단체와 기관들이 경쟁하는 ‘경기장’이기도 하죠.”

버틀러는 자유민주당의 국회의원이자 당시 재무부 장관이었던 대니 알렉산더를 전당대회 장소 로비에서 만나 10분간 사회적 경제 정책에 대한 즉석 홍보를 펼친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로비활동은 이념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적 활동이 아닙니다. 이는 사회적 경제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한 철저한 홍보 활동이죠.” 사회적경제동맹은 정치적 스펙트럼에 있어 차이가 있는 세 주요정당의 전당대회에 모두 참석하여 이와 같은 활동을 벌였다.

현재 영국에서는 각 정당들이 각자의 성격에 맞는 사회적 경제 정책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부보다 개인 책임과 자유로운 시장의 경쟁을 믿는 보수당은 사회적 경제의 사회투자와 사회적 성과 채권과 같은 모델을 지지하고, 사회적기업을 광범위하게 지지하는 노동당은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정부 조달 과정의 개혁을 중심으로 정책 활동을 펼친다. 지역 커뮤니티를 정치 비전 중심에 두는 자유민주당은 지역사회 공동 소유권 확장을 지지하고,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민하는 녹색당은 협동조합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을 요하는 중이다. 스코틀랜드 지역 발전이 정책의 중심인 스코틀랜드민족당(SNP)은 지역사회의 공동 토지 소유권 확장 등을 지지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 영역의 정책에는 어떠한 성향의 정당이더라도 쉽게 반대하기 어려운 실용적인 대안이 있습니다. 우리가 제안하는 대안은 늘 사람들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사람들을 향하는 정치의 근본적인 철학과 같은 성격이라는 것은 어느 정당의 정치인들이라도 쉽게 이해합니다.”

지역분권화는 사회적 경제에 기회

김정원 사회혁신연구소 스프레드아이 공동대표, 사진 스프레드아이 제공
마지막으로 압승을 거둔 보수당이 이끄는 향후 5년간 영국 사회적 경제 영역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물었다. 버틀러는 가속화되어가는 지역분권과 그 속에서의 사회적 경제 역할에 주목했다. “지역분권화는 지역사회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사회적 경제 영역에 더 많은 기회로 작동할 겁니다. 중앙정부가 전담하여 제공하던 거대한 공공서비스의 해체가 시작될 것이고, 이를 대신할 적임자로서 사람 중심의 지역 기반 사회적 경제가 대안으로 채택될 여지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글 김정원 사회혁신연구소 스프레드아이 공동대표, 사진 스프레드아이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