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6 19:10
수정 : 2006.07.26 19:10
게임 세상/슈퍼파워 2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개발로 동북아는 긴장국면에 들어간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을 ‘적대국가’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경제압박에 들어간다. 다음해 10월 정권을 잡은 일본 보수파는 북한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하고 무력침공 한다. 미국도 일본의 동맹국으로 참전한다.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은 전략 핵 미사일 4기를 도쿄, 오키나와, 하와이, 서울에 발사한다. 이에 맞서 2008년 1월 미국은 평양에 핵미사일을 발사하고 북한은 항복한다.
이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영화나 소설이 아닌 게임에서 등장한다. 최근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해 동북아가 긴장되자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게임이 화제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미국에서 개발된 ‘슈퍼파워 2’. 이 게임은 자신이 국가의 지도자가 돼 경제, 정치, 군사 전반을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전략 게임이다. 목표는 북한을 포함한 현존하는 모든 국가 중 하나를 골라 세계를 정복하는 것이다.
게임은 한국과 북한의 정치, 경제, 사상, 군사력까지도 고스란히 묘사했다. 심지어 한나라당, 민주당 등 한국의 정당까지 실명 그대로 등장한다. 사용자가 한국을 선택해 한나라당을 집권 정당으로 삼으면, ‘국민사상’이 보수로 기운다고 설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보수성향이 강해지면 북한과는 적대관계가 된다. 게임은 민감한 동북아 정세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예를 들어 중국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북한을 이용한다거나, 일본 보수진영이 북한 미사일 개발을 빌미로 북한에 선제공격을 가한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등장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 게임은 본래 영문이지만 사용자가 직접 한글화 작업까지 할 정도로 인기다.
게임에서 사용자는 전지전능한 ‘슈퍼파워’를 가질 수 있다. 단 ‘핵개발’이란 조건을 충족시켰을 때만 가능하다. 한국은 슈퍼파워와는 거리가 먼 국가로 설정되어 있다. 분단국가의 상황과 주변국의 견제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한계에 부딪히다보면, 결국 힘센 미국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게임에서 바라본 한반도의 모습이다.
게임메카 이덕규 기자(www.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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