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바이오폰’ 이식…시신경·청각신경 자극 ‘생생’
눈 감고서 화상통신·메신저…현실과 혼동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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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새로워지는 휴대전화는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까. 과학·인문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예견하는 휴대전화의 미래상을 바탕으로 그 진화의 한 극단을 그려봤다.
2016년 11월22일 아침 6시. 시신경으로 자극이 느껴진다. 눈을 떴다. 10년 전 유행했던 노래, ‘거북이’의 <비행기>가 귓속에서 메아리친다. 청각신경으로 들리는 알람벨 소리다. 처음으로 설정해 놓은 ‘체내 알람’의 느낌이 나쁘지 않다. 체내 알람은 시신경과 청각신경을 자극해 기상 시간을 알려준다. 어제 큰맘 먹고 몸에 심은 ‘바이오폰’ 칩 덕분이다.
눈동자만 굴리면 모니터 짠~
바이오폰을 설명하자면, 몸 안에 넣는 휴대전화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미 1년 전부터 바이오폰을 통해 화상통신과 영화, 뉴스, 게임 등 모든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즐기기 시작했다. 몸속에 있으니 잃어버릴 염려 없고, 체온으로 전원을 삼으니 반영구적이다. 그래도 나는 몸에 기계를 심는다는 게 영 찜찜해 바이오폰을 쓰지 않았다. 며칠 전 회사에서 바이오폰을 통해 아침 동영상 회의를 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느낌이 나쁘지 않구먼.” 혼잣말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아내는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바이오폰 알람은 내 몸만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내에게는 어떤 소리나 진동도 전달되지 않는다.
어제 판매직원이 설명한 대로 눈을 감은 채 눈동자를 시계 방향으로 두 번 돌렸다. 눈앞에 자판과 모니터가 펼쳐진다. 물론 ‘진짜’는 아니다. 시신경의 조작을 통해 눈에서만 이미지가 나타날 뿐이다. 여기에 내가 ‘실제로’ 손을 뻗어 허공의 키보드를 두드린다. 이런 나의 손짓을 바이오폰은 타이핑으로 인식한다.
오늘 일정을 확인했다. 8시반 미팅. 오늘 아침은 눈이 오니까, 출근 시간이 10분 가량 더 걸릴 거라는 메시지도 함께 떴다. 그때 갑자기 청각신경 저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찍 일어났네? 오전 회의 때문에?” 동료인 박 과장이다. 당황스럽다. 이건 마치 예전에 컴퓨터를 쓰다가 누군가 메신저로 불쑥 말을 건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게 실제 목소리로 들리니 더 당혹스럽다. 박 과장이 바이오폰 메신저에 친구로 등록하자고 해 생각 없이 그러자고 한 기억이 났다. 대충 박 과장과 얘기를 접었다. 바이오폰 메신저의 친구 수를 많이 만들지 말아야겠다.
혈압등 주인 몸 상태도 확인
오늘 나머지 일정을 마저 확인했다. 저녁엔 가족들과 포항으로 과메기를 먹으러 갈 예정이었다. 모니터에 또 메시지가 떴다. “저녁엔 동해안에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됨. 과매기 가격도 다음주에 하락할 확률 90%. 다음 8일 동안 동해안 날씨 맑음.” 포항 계획은 다음주로 미룬다고 가족들에게 문자 메일을 보냈다. “바이오폰이 똘똘하군.” 혼자서 중얼거렸다.
하기야, 더 똑똑한 바이오폰은 영화도 추천해 준다고 들었다. 주인이 영화를 보는 동안 바이오폰이 주인의 긍정적인 신체·정서 반응을 기억해 두었다가, 비슷한 장르나 같은 감독이 만든 영화가 나오면 알려준다. 주인의 혈압·혈당량 등 몸 상태를 확인하고 진단하는 ‘의사’ 바이오폰도 새로 나왔다.
아침 뉴스를 봤다. 바이오폰에 주인의 신분을 입력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 소식이 눈에 띄었다. 시위 주동자는 ‘반바이오폰 연대’ 회원들이었다. 화면 속의 한 시위 참가자는 “바이오폰이 장기적으로 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검증이 안 됐는데, 이 ‘위험한 기구’에 담긴 개인의 정보가 네트워크를 타고 유출되기라도 하면 어떡하느냐”고 물었다. 이들은 바이오폰은 물론 체외 휴대폰도 쓰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타자기와 삐삐, 팩스 같은 추억의 기기들을 쓴다고 한다. “별난 사람들이야.” 혼자 중얼거렸다.
학교 수업도 ‘바이오폰’으로
바이오폰에 중독된 아이들의 뉴스도 나왔다. 바이오폰의 강력한 재생 기능 때문에 많은 청소년들이 현실과 가상 세계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국회의원은 바이오폰의 사용 연령을 20살 이상으로 제한하는 법률안을 낸다고 한다.
거실로 나왔다. 대학생인 아들이 소파에 앉아 눈을 감은 채 바이오폰에 접속해 있다. 게임에 몰두해 있는 듯하다. 학교엔 잘 안가고 걸핏하면 밤을 새우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아들놈의 어깨를 툭 쳤다. “학교는 안 가니?” “에이 아빠, 몇 번을 말씀드려야 해요? 이제 학교 가는 애들 별로 없어요. 다 바이오폰으로 수업 들어요.” 또 그 소리다. 그러고 보니 동영상 강의 덕분에 학교 강의실 수가 4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아들놈은 대부분의 수업을 동영상으로 듣고, 친구들은 인터넷 힙합 동아리에서 사귀는 듯했다.
아침을 대강 챙겨 먹고 현관을 나섰다. 아들놈의 목소리가 귀로 흘러들었다. “안녕히 다녀오세요.” 뒤를 돌아보니 아들놈은 또 눈을 지그시 감고 게임에 빠져 있다.
‘뭐지? 내가 아들놈도 메신저 친구로 등록했나? 아니면 아들놈이 실제로 한 인사말이었을까? 아님, 환청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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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이동통신을 위한 시디엠에이(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의 상용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한국은 10년만에 휴대전화 인구 4000만 시대를 맞았다. 그 사이 휴대전화는 개인의 일상과 사회의 관습에 스며들었고, 무수한 이들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 미래의 휴대전화는 어떻게 진화하고, 어떻게 삶을 바꿀까?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진 15명의 상상과 통찰을 들어보았다.
“휴대전화는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가령 2008년부터 일반 대학에서도 사이버 학과를 둘 수 있는데, 곧 학생들은 휴대전화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말하자면 지하철도, 공원도 강의실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강의실을 중심으로 생겨난 대학 캠퍼스의 개념도 바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으로 경계가 그어졌던 공간들은 하나씩 작은 휴대전화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빌 게이츠가 ‘손 끝으로 열리는 세상’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우리는 휴대전화 때문에 ‘손 안에 품은 세상’을 살고 있다.”
(민경배·경희사이버대학교 엔지오학과 교수)
“미래 휴대전화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다. 배터리는 주위의 가장 흔한 공기 중의 질소나 물, 혹은 체온을 이용해 충전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고, 실제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디스플레이에 관해 여러가지 연구가 있는데, 공중에 이미지를 투사하거나 안경을 쓰면 3차원의 이미지를 보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름을 알리지 말아달라는 ㄱ아무개씨·국책연구소 연구원)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은 이제 숲과 빌딩처럼 주변을 둘러싼 자연스러운 환경이 될 것이다. 휴대전화는 ‘디지털 자연’과 인간을 잇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엔 모든 다리와 도로, 건물마다 아르에프아이디(RFID·무선주파수인식) 칩이 설치돼 날씨와 교통량 등 주변의 정보를 인식하고, 그 정보가 일종의 ‘정보 중앙관제탑’ 같은 곳에 집중될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과 이 관제탑을 잇는 매개는 무엇일까. 바로 휴대전화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런 환경에서 미래에는 ‘휴대전화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는 말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조건으로서 휴대전화는 생필품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또 휴대전화의 미래를 예견할 때 인간의 진화 방향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데, 인간은 이미 안경과 의족 등을 쓰면서 초보적인 ‘사이보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휴대전화는 미래에 인간의 몸에 들어올 첫 번째 기기가 될 것이다.”
(고영삼·한국정보문화진흥원 박사)
“휴대전화는 앞으로도 모순적인 두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듯하다. 첫째 경향은 일단 긍정적인 방향이고, 두 번째는 부차적이지만 부정적인 방향이다.
일단 휴대전화는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이고 항구적인, 그리고 전지구적인 소통을 가능케하는 잠재력이 있다. 여기서 직접적인 것은 미디어가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항구적인 것은 항상 갖고 다니기 때문에 항상 연결된 소통의 흐름을 만든다는 뜻이다. 또 휴대전화는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은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컴퓨터가 발전하고 휴대전화 안에 동시 통역기가 내장되면 다른 언어 사이에도 직접 소통이 가능한 시대까지 올 듯 하다. 이 세가지 특징은 크게 봐서 실질적인 ‘지구촌’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장치가 되지 않을까.
원래 국가나 정당은 개개인의 수평적인 소통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차단하면서 생겨났는데, 앞으로 휴대전화는 국가와 정당을 불필요하게 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일방향적인 방송이나 신문도 부차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않을까. 지금과 상당히 다른 민주적인 재구조화가 휴대전화에 의해 초래될 수 있다. 사회운동의 경우에도 중앙의 집중적인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생길 것이다.
부정적인 발전 방향은 정보 기술에 의한 감시의 증대다. 도·감청의 위험성이 항상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소통 자체를 거머쥘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소통을 차단하고 소통 관계를 역이용해 더 거대한 권력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다.
휴대전화의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경향 가운데 어느 쪽으로 귀결될까. 단기간에는 후자 쪽이 더 가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통제라는 것이 완벽할 수가 없다. 휴다전화의 소통 관계는 미시적이고 직접적이라 감시와 통제에 한계가 있다. 작은 소통의 승리를 예상한다.”
(조정환·문학평론가)
“다양한 기능의 컨버전스(통합)로 인해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는, 패션 지향적인 디자인의 진화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휴대전화의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복고적인 디자인도 있을 것이다.”
(변상태·홍익대 디자인학과 교수)
“미래의 휴대전화는 주인의 주변 정보부터 혈당 수치, 혈압, 디엔에이(DNA) 정보까지 담을 것 같다. 사람이 휴대전화에 정보를 저장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가 주인의 정보를 관리하는 식이다. 또 사람들이 휴대전화와의 관계를 실제 사람과의 관계로 착각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휴대전화에 정보 공급에서나 정서적인 측면에서 의존하고 예속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휴대전화가 주인의 말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휴대전화 안에 강아지를 키우는 프로그램에서 주인이 강아지를 삭제하면, 강아지는 주인에게 이별의 편지를 쓰도록 설정이 돼있다고 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휴대전화가 진화를 해서, 뇌 옆에 하나의 장기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 상상해본다.”
(안병기·영화 <폰> 감독)
“휴대전화가 모든 매체를 통합하면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가 될 것 같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 타자기로 글을 찍는 느낌 같은 감각의 재미는 줄어들 것 같다.”
(김중혁·소설가)
“세상의 원리가 한쪽으로 몰리면 다른 쪽으로 돌아오듯, 이제는 휴대전화의 기능이 간단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잉수요와 과잉공급을 넘어서, 이제는 전화기의 기본적인 기능만 맡는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을까.”
(구효서·소설가)
“화상전화는 실패하거나, 일부의 사람들만 쓸 것 같다. 여자들은 화장 지우고 편하게 통화를 하고 싶어 한다. 화상전화를 통해 맨 얼굴을 드러내고 싶어하지도 않고, 사적인 공간을 보여주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예전에는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결합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말도 안 되는 것들이 휴대전화에 붙지 않을까. 예를 들면, 휴대전화가 물을 내뿜어서 급한 불을 끌 수도 있고, 치한 퇴치를 위한 전기 충격기로도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또 바꿔서 생각하자면, 휴대전화 안으로 다른 기능들이 들어왔던 것처럼, 휴대 전화 기능도 다른 기계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이혜미·건국대 국문과 1년·2006년 중앙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자)
“휴대전화는 주로 개인적인 소통수단이다. 그래서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할수록 사적인 의미 세계는 넓어진다. 그런데 사적인 소통이 활발하다고 해서 문화가 반드시 성숙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통의 남발은 문화의 빈곤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대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자체에서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소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소통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공허한 메시지를 남발하는 가운데 의미 세계는 빈곤해질 수 있다. 또 정보의 발신 장치들이 발달하면서 주체적으로 소화되지 않은 언어들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면서 소통에 대한 냉소주의가 만연할 수 있다. 그럴수록 역설적으로 더욱 자극적인 소통을 추구하는 경향도 보인다.”
(김찬호·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휴대전화는 장기적으로 개인의 복합적인 정보통신의 창이 될 것이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의 물리적인 한계에 도전하는 시도들이 보인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가 쏘아주는 레이저가 가상의 자판을 만들고, 자판을 치면 센서가 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식이다.”
(고재현·한림대 전자물리학과 교수)
“프랑스 혁명 이후에 신문이 대중적으로 읽히면서 <삼총사>나 <몽테크리스토 백작> 등의 연재소설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중세 이후에 주류였던 시가 주변부로 몰렸고, 시는 끝났다고도 했다. 그러나 시는 다시 상징주의라는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금 휴대전화 때문에 수화와 발화의 양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과연 그 컨텐츠를 무엇으로 메울까. 프랑스의 경험에서 배우듯, 가볍고 단순한 컨텐츠 뿐 아니라, 실존적인 고뇌나 깊이를 담은 컨텐츠가 휴대전화에서도 필요하다. 그 자리를 신화적이고, 고대사적이고, 중세적인 요소들이 메울 것이다. 휴대전화에서는 결국 고대적이고 신화적인 지향과 미래적이고 멀티미디어적인 지향이 섞일 것이다.
또 음성문자로서의 한글은 휴대전화에서 엄청난 확장을 할 것이다. 전파력과 해독력이 빠른 한글의 전세계적인 비중이 커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전지구적인 통신의 과정에서 회화문자와 암호문자가 언어를 대신하면서 등장할 것이다.”
(김지하·시인)
“휴대전화를 통한 편리의 이면에는 단절과 파괴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휴대폰이 소통을 원활히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사람들은 얼굴을 맞대고 말을 주고 받는, 본원적인 소통의 방식을 조금씩 파괴하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휴대전화가 인간 사이 커뮤니케이션의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동전화가 빚어내는 소통의 변화 양상에 대한 관심은 매우 저조하다. 그나마 있는 연구들도 생산자들이 시장 공략을 위해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휴대전화 이용자 중심의 문화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절실하다.”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소니가 워크맨 개발을 통해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문화를 만들어 낸 것처럼, 모바일 아르에프아이디(RFID), 디엠비(DMB)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휴대전화와 이종산업은 계속 결합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걸어다니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영화·음악 등 문화를 즐기며, 의사의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모바일 라이프의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주식·에스케이 텔레콤 컨버전스추진본부장)
“학생 때 길을 가다가 힘들면, 길이 움직여주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이제는 실제로 길이 움직인다. 에스컬레이터를 보면 그렇다. 지금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미래에는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기가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한다. 곧 휴대전화를 몸 어딘가에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몸 어딘가에 들어갈 수도 있다.
또 사람들이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원했지만, 점차 휴대전화 그 자체와의 상호관계를 원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심장박동과 비슷한 주기로 빛을 내는 식으로 휴대전화에 감성적인 요소를 주입하고 있다. 점차 휴대전화는 하나의 ‘펫’(애완 동물)이 되고, 몸의 일부가 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그 기기를 ‘폰’이라고 부를지는 모르겠다.”
(김진·엘지전자 엠시디자인연구소 소장)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 도움말 주신 분: 고영삼(한국정보문화진흥원 박사), 고재현(한림대 전자물리학과 교수), 구효서(소설가), 김기태(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중혁(소설가), 김지하(시인), 김진(엘지전자 엠시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찬호(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조정환(문학평론가), 민경배(경희사이버대학교 엔지오학과 교수), 변상태(홍익대 디자인학과 교수), 안병기(영화 <폰> 감독), 이주식(에스케이텔레콤 컨버전스추진본부장), 이혜미(건국대 국문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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