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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25 18:47 수정 : 2007.02.25 18:52

온블로그 폐쇄 이용자 피해…관련법령 없어 구제 힘들어
UCC열풍속 사이트 양극화 “백업시스템 등 의무화 필요”

“3년 가까이 하루하루 남겨두었던 제 일기와 자료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요.”(아이디 adhare06)

블로그사이트 ‘온블로그’가 3주째 열리지 않고 있다. 사이트 운영업체 쪽에선 아무런 설명도 없다.

3년 동안 이 블로그를 드나들던 1만여명의 블로거들은 사진, 일기, 업무자료 등 자신이 남긴 콘텐츠들이 그대로 사라지는 건 아닐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블로거들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온블로그 사용자 카페 (cafe.naver.com/onblog)’에 모였지만 온블로그 쪽과는 접촉이 되지 않는다. 정보통신부나 소비자보호원 등에서도 뚜렷한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이트 운영업자가 사이트를 다시 열지 않는 한 블로거들이 쌓아놓은 콘텐츠가 고스란히 사장될 처지이다.

온블로그 사태처럼 사이트가 임의로 폐쇄돼 이용자들의 애를 태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해 4월 우리나라 블로그의 원조격인 ‘에이블 클릭’이 서버 임대료 미지급으로 임의로 폐쇄돼 이용자들이 곤란을 겪은 바 있고, 8월에는 700만 가입자를 보유한 ‘네띠앙’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개인 기록들이 사장될 뻔한 적도 있다. 이 두 곳은 회원들에게 그나마 자료를 백업받을 기회를 줘 피해를 줄였다. 하지만 웹앨범서비스업체 ‘포터블’처럼 폐쇄된 뒤 복구가 안 돼 이용자들이 자신의 기록물을 아예 되찾지 못한 경우도 있다.

정부는 잇단 피해 사례에도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인터넷정책팀 임성민 사무관은 “관련법령이나 유사사례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없다”며 “강제로 사이트를 열어 백업을 받게 하는 것도 비용이나 기술적인 문제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사이트가 문을 닫게 되면 사이트 안의 자료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보호원 쪽도 무료이용자들이 대부분인데다, 업체 관계자들의 소재파악도 제대로 안돼 피해 구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시시(UCC, 손수제작물) 열풍을 타고 중소규모의 유시시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유시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벤처업체들의 창의적인 서비스를 선호해 온 일부 누리꾼들마저 안정성을 이유로 대형포털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이 지속되면 중소규모 업체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블로그 사이트 ‘블로터닷넷(www.bloter.net)’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범 대표는 “이용자 보호뿐만 아니라 벤처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도 개인 데이터베이스 보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업체들의 백업시스템 설치를 의무화하고, 배상을 위한 공제조합 등을 두도록 권장·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이은우 변호사는 “사업자 약관에 관련규정을 두게 하고, 설령 업체가 파산해도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와 자료가 온전하게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절차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이트 운영업자가 잠적한 경우에는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블로그 사용자 카페의 운영자인 김무늬씨는 “정상적인 복구는 바라지 않는다”며 “공공기관이라도 나서서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주장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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