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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18 19:23 수정 : 2005.05.18 19:23

18일 낮 서울 중구 에스케이텔레콤 본사 앞에서 대학생 이아람(27)씨가 1인 시위에 나선 모습이 이 회사 안내판에 비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changhani.co.kr



이용자 많아지는데 값은 되레 껑충…가입자들 ‘제값 찾기 운동’ 시작

회사원 정아무개(27)씨는 매달 휴대전화 요금으로 6만~7만원 가량을 낸다. 정씨는 요금고지서가 나올 때마다 빼곡이 적힌 컬러링, 문자서비스, 음성확인, 인터넷정보 이용료 등의 각종 부가서비스 항목을 보며 “뭐가 이렇게 많은지”라고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처음 휴대전화에 가입했을 때만 해도 통화료 외에 별도의 돈을 내는 부가서비스는 없었다.

최근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눈덩이처럼 커진 각종 부가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회사원 임아무개(29)씨는 “한달 전화비만 7만원이나 나가는 데, 통신이용료가 점점 너 올라가는 것은 문자서비스나 발신번호 등의 부가서비스 때문”이라며 “통신회사들이 품질을 좋게 하는 서비스보다는 돈버는 데만 혈안이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들은 불만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휴대전화의 각종 부가서비스에 대해 제값 찾자는 운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18일부터 에스케이텔레콤 본사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

18일 낮 서울 중구 에스케이텔레콤 본사 앞에서 대학생 이아람(27·가톨릭대 인간복지학과 1학년)씨는 “휴대전화 부가서비스 제값찾기” 1인 시위에 나섰다. 이씨는 “아르바이트로 한 달에 30만원을 벌어 쓰는 형편인데, 휴대전화 요금만 매달 3만~4만원이 나와 부담이 크다”며 “평소 1인 시위하는 사람을 봤을 때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가 내지 않아도 될 돈을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발신번호 서비스는 별도의 유지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도 무료로 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매달 1000원씩 요금을 내고 있다. 사용한 사람이 많아지면 당연히 인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씨는 매달 평균 휴대전화 사용요금 3만~4만원 가운데, 8000원 정도를 부가서비스 이용료로 내고 있다. 그는 발신번호 표시 (1000원), 기타 부가서비스(500원), 문자서비스 등의 부가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문자서비스 이용료로만 매달 평균 6500원 가량 나와 부가서비스 가운데 가장 부담이 큰 편이다.

원가의 10배에서 300배까지 되는 요금

%%990002%% 시민단체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벌이들인 문자메시지 부가서비스로 벌어들인 금액은 7700억원이고, 올해에는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치대로라면 1조원에 달하는 돈이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빠지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이동통신사들은 정확한 수익과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문자메시지 서비스의 건당 원가는 3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내부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 가운데는 원가를 0.1원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원가가 이처럼 낮은 것은 이동전화 통신망의 신호 전달 통로를 이용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적게는 원가의 10배에서 많게는 300배까지 되는 요금을 물고 있는 셈이다.

이용량도 빠르게 늘어,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들의 하루 평균 문자메시지 발신 건수가 2002년 5700만건에서 2003년에는 8100만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억900만건을 넘었다. 그런데도 이용량이 늘면서 내리는 게 일반적인 통신요금과 달리 문자메시지 요금은 거꾸로 올랐다.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되다 10원으로 유료화했고, 이후 20원을 거쳐 30원으로 오른 것이다.

이날 1인 시위를 지켜본 양아무개(32·회사원)씨는 “문자서비스나 발신번호서비스 무료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휴대전화를 쓰다보면 이용자도 모르게 나가는 비용들이 너무 많은데, 이용자들이 자신이 사용한 비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나 고민해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소비자들 “무료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동진(28·대학원생)씨는 “발신번호표시는 이용료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통신회사들이 은근슬쩍 넘어갔다”며 “문자서비스는 사용량에 따라서 이용료를 차별화해도 되지만 발신번호 서비스는 꼭 무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아무개(28·보험영업)씨는 “어차피 무료로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하루 빨리 무료화 해야 한다”며 “이런 일은 통신회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1인 시위로 바뀔 수 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고 말했다.

채수민 서울YMCA 열린정보센터 간사는 “통신사들이 이동통신의 기본 신호망을 함께 사용하면서도 문자 서비스와 발신번호 서비스는 부가서비스 항목으로 소비자들에게 이중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모바일사용자연합, 서울YMCA, 등 휴대전화 이용자들과 시민단체 등 25개 단체는 지난달 27일부터 부가서비스 제값찾기 소비자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18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하고, 온라인에서는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등을 통해 휴대전화 부가서비스 무료화를 촉구하는 릴레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앞서, 서울YMCA는 지난 2003년 발신번호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이용료를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990003%%

에스케이텔레콤 “성공한 부가서비스 얼마 안돼 값 못내린다”

이날 1인 시위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행사현장을 지켜본 에스케이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문자서비스는 30원이 아니라 실제로 공급된 요금은 더 싸다”며 부가서비스 무료화 요구에 대해 “통신회사들이 만들어내는 부가서비스 한해에도 수십 개에 달하지만 성공한 서비스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신규 투자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해 문자서비스와 발신번호서비스로 얻는 이익에 대해서는 “문자서비스는 집계하기 힘들고, 발신번호서비스는 17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이승경 기자 ya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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