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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1 16:48 수정 : 2009.04.21 16:54

‘오픈 캐스트’로 다양한 콘텐츠 유통 가능
검증장치 미흡, 상업화·저작권 문제 여전

지난 9일 네이버의 오픈캐스트가 정식으로 선보이면서 올해초 뉴스캐스트를 기점으로 시작된 네이버의 콘텐츠 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고, 네이버 초기화면의 개방성이 크게 높아졌다.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언론사들로 하여금 직접 인터넷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상생의 틀을 만든 것이라면, 오픈캐스트는 일반 누리꾼을 정보 편집자로 격상시키고 인터넷상의 무궁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낸 변화다. 두 서비스는 그동안 네이버 안에 국한돼 왔던 콘텐츠 소비를 네이버 바깥으로 유도하고, 양질의 콘텐츠 생산자가 방문자 증가에 따른 효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기획됐다.

그동안 언론사나 포털이 맡아온 정보 생산·선별과 발행·배달의 기능을 누리꾼에게도 준 것이다.

20일 현재 학습·영화·여행 등 13개 분야에 1300여개의 오픈캐스트가 만들어져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오픈캐스트는 중고생용 수험 정보를 제공하는 ‘수만휘와 텐볼스토리’로 4만5천여명이 구독하고 있다. 오픈캐스트는 블로그 등 네이버 바깥의 콘텐츠를 링크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구독자가 늘어나면 네이버 이용자들이 콘텐츠 생산자를 방문하게 된다. 간이역이나 북한산, 캐리커처 등 다양한 주제별 오픈캐스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언론사나 포털이 맡아온 정보 생산·선별과 발행·배달의 기능이 누리꾼에게도 주어진 것이다. 블로그나 카페가 콘텐츠 생산 위주의 공간이라 장벽이 높았던 것에 비해, 오픈캐스트는 정보를 찾아 편집하는 것만으로도 발행자가 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오픈캐스트로 인해 네이버 바깥에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소개돼, 더 뛰어난 콘텐츠들이 생산되고 유통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닫힌 네이버’라고 비판받아온 과거와는 딴판인, 트래픽의 상당부분을 콘텐츠 생산자에게 전달해 네이버 바깥의 웹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한 조처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발행자의 신뢰도를 검증할 장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링크와 제목만으로 콘텐츠를 판단하도록 하는 오픈캐스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혼란도가 높아지는 불안한 서비스라는 분석이 있다. 전병국 검색엔진마스터 대표는 “오픈캐스트는 블로그와 달리 링크밖에 정보가 없어 이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투입되어야 한다”며 “사이트 이름과 링크 정보만을 주던 야후 방식의 웹 디렉토리도 초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디렉토리가 20만개를 넘어가니 적합성을 판단할 데이터가 부족해 결국 혼란스럽게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엄선된 콘텐츠’보다 발행자가 내보내고픈 ‘홍보용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도 걱정이다. 정보를 끼워넣은 세련된 홍보도구로 활용되기 좋은 시스템인데, 지식인에 즐비한 광고성 문답이 그 사례다.

오픈캐스트를 둘러싼 또하나의 문제는 링크를 모아서 생겨난 부가가치의 소유권이다. 인터넷의 링크는 기본적으로 개방된 것이기 때문에 링크 연결이 일반적 경우에는 문제되지 않지만, 콘텐츠 생산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링크는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누리꾼들은 오픈캐스트에서 자신의 글을 링크 걸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링크를 엮어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이로 인한 효과를 오픈캐스트 발행자가 주로 얻게 되는 방식도 논란이 이는 부분이다. 구글의 뉴스 서비스 방식에 대해 외국 언론사들이 반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글 뉴스는 언론사들의 기사들을 주제별로 묶어서 제공하고 링크는 해당 언론사로 연결시키지만, 외국 신문사들은 “구글이 기사를 가져가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 쪽도 이에 대해 “고민스러운 문제”라고 밝히고 있듯, 개방형 웹서비스로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오픈캐스트는 네이버 이용자 누구나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이 고른 콘텐츠를 편집·발행하면, 하루 1700만명이 찾는 네이버 초기화면에 노출되는 서비스다. 자신이 직접 만든 콘텐츠가 아니어도 상관없고, 뉴스나 블로거의 콘텐츠 등 인터넷의 어떠한 정보라도 링크를 가져와 발행할 수 있다. 가치있는 정보를 찾아 하나의 묶음으로 발행하고, 이용자는 오픈캐스트 목록 중에서 원하는 걸 선택할 수 있다. 뉴스캐스트에서 선호 언론사를 선택한 것처럼, 오픈캐스트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고르면 이용자가 로그인 이후에 설정한 콘텐츠가 노출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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