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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5.11 19:29 수정 : 2009.05.11 19:29

디지털뉴스 아카이브에서 본 1980년 5월 19일 신문. 아래사진은 당시 경향신문 1면.

네이버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
과거 신문지면·기사검색 제공
광고·만평 등 시대상 한눈에

네이버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과거기사 검색 서비스’(디지털 뉴스 아카이브)가 화제다. 네이버는 언론사의 자료실과 대학 도서관의 서고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연구자들만 접근할 수 있던 오래된 신문을 디지털 정보로 바꿔서 일반에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세 매체와 제휴를 통해 1920년부터 1999년까지 80년간의 과거기사를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네이버는 시범서비스로 1976년부터 1985년까지 10년치 3개 신문의 기사를 먼저 선보였다.

시범서비스이지만,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찌감치 <뉴욕타임스> 등 외국 신문사는 100년 전 신문을 피디에프(PDF)로 변환해 인터넷만이 아니라 전자책 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불편함이 컸다. 네이버의 과거기사 서비스는 3개 매체를 통합·비교 검색할 수 있고 해상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상세검색 기능이 탁월하다. 과거신문을 지면 그대로 이미지 형태로 볼 수 있는데다, 신문 전체가 디지털 정보로 바뀐 덕에 모든 어휘를 다양하게 검색할 수 있다. 몇 가지 키워드를 검색해봤더니 바로 그 효용을 알 수 있었다.

#1. ‘노무현’을 검색했더니, 1977년 9월6일치 인사란에 대전지법 판사로 신규 임용된 사실이 나왔다. 두 번째는 1982년 6월14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의 변호인으로 ‘노무현’이 검색됐다.

#2. ‘개인용 컴퓨터’라는 말은 1979년 5월30일 <동아일보> ‘토막 해외경제’ 코너에서 ‘퍼스널 컴퓨터’로 처음 등장한다. 미국 허드슨연구소가 1980년대의 성장산업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기사다. 1981년 1월1일 <매일경제>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말을 처음 썼다. 1981년 2월16일 삼보전자가 국내 첫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3. ‘양심수’는 1977년 1월12일 국제인권연맹이 그해를 ‘양심수의 해’로 정했다는 보도에서 첫 등장하고, 국내에선 1979년 12월8일 이희호씨 등이 활동한 ‘양심수가족협의회’라는 단체명으로 비로소 나타난다.

과거기사 검색 서비스는 한국 현대사에 특정 인물이나 사건·어휘가 어떤 맥락에서 처음 등장해 어떤 빈도로 쓰였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가 줄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다. 네이버는 1면 머리기사 등과 같은 지면정보와 함께 기사·광고·소설 등 신문을 구성하는 17개 요소를 속성별로 뽑아내 분류함으로써, 기사 외에도 광고나 만평 등 원하는 형태의 정보만 따로 검색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광고’ 영역을 선택하고 ‘현대자동차’를 검색하면, 현대자동차가 신문에 어떤 광고를 해왔는지 시대별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역사학·사회과학 연구자들에게는 거의 ‘마법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홍은택 엔에이치엔(NHN) 미디어·편집그룹장은 “신문은 시대적 가치를 반영하는 사회의 축소판으로 역사 자료로 가치있는 정보”라며 “앞으로 통합검색에도 과거기사 노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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