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06 21:09
수정 : 2009.07.0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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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매트릭스〉, 〈트랜스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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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사라진 게임과 영화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
게임 세상 /
최근 인기인 <트랜스포머>는 영화보다 비디오게임이 먼저다. 2004년 게임 발매 뒤 로봇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게임이 영화로, 영화가 게임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임 같은 영화’ ‘영화 같은 게임’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게임과 영화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둘의 공생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이티>(ET) <람보> <에일리언> <인디아나존스>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개발됐다. 하지만 100년 전통의 영화를 10년도 안 된 게임이 따라잡기는 벅찼다. 조악한 수준의 그래픽은 영화의 화려한 영상을 표현해내지 못했다. 영화의 이름값만 믿고 수준 낮은 게임들이 쏟아졌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티>가 히트하자 수십 종의 게임이 나왔지만, 성공한 건 하나도 없었다. 게임이 영화의 명성만 깎아먹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90년대 말 기술이 발전해, 게임도 화려한 영상을 표현할 수 있게 됐고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소재 고갈에 시달리던 할리우드는 풍부해진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 이때부터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등장했다. 닌텐도 <슈퍼마리오>를 시작으로 <툼레이더> <레지던트이블> <파이널판타지> 등이 잇따라 영화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플레이 시간이 긴 게임을 2시간의 영화로 압축하기엔 한계가 컸다. 가상의 게임캐릭터를 배우가 연기하면서 이질감도 컸다. 영화 <툼레이더>의 여주인공 앤절리나 졸리는 촬영 내내 게임 캐릭터 ‘라라 크로포트’와 비교됐다. <디오에이> <스트리트파이터> 등은 원작의 느낌을 살리지 못한 B급영화로 분류된다.
최근 게임과 영화는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매트릭스>(사진 왼쪽)는 제작 초기부터 영화와 게임으로 동시에 만들어졌다. 영화에서 담지 못한 이야기는 게임에 표현했다. 게임이 표현하기 힘든 심오한 세계관은 영화로 만날 수 있다.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는 영화와 함께 매트리스 게임 제작에도 참여했다. <반지의 제왕>은 원작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얘기는 영화로, 주변 스토리는 게임으로 제작됐다. 최근 개봉 예정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실제 영화배우들이 게임 제작에도 참여해 화제가 됐다. <트랜스포머>는 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로봇들을 게임에서 조종해 볼 수 있다. 공포영화 <주온>은 닌텐도 위용으로 개발돼, 화면에서 느낀 공포를 게임으로도 체험할 수 있다.
유명 감독들도 게임 소재의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트랜스포머>(오른쪽)의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인기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를 영화로 만들 계획이다.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은 엑스박스용 게임 ‘헤일로’의 영화 제작을 맡았다. 스필버그도 닌텐도 위용 퍼즐게임 ‘붐블럭스’를 개발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게임을 영화로도 만들 수 있다며 “게임과 영화의 경계가 사라진 쌍방향 엔터테인먼트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규 〈게임메카〉(www.gamemeca.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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