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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18 13:37 수정 : 2009.08.18 13:37

매출액의 28% 차지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대규모 시설투자비 부담과 적정 수익성 유지의 필요성을 들어 요금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텔레콤(LGT) 등 국내 이통 3사가 지난해 휴대전화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으로 쓴 돈은 모두 5조9167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이들 3사가 이동통신 서비스 부문에서 올린 매출 총액은 21조910억원이다. 매출액의 평균 28%를 판촉 비용으로 쏟아부은 것이다. 특히 이들 3사의 마케팅 비용은 2006년 4조221억원에서, 2007년에는 5조4213억원, 지난해에는 6조원에 육박하며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보급율이 96%로 포화 상태에 이르자, 경쟁사의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 이통업체의 경우,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13~16% 수준이다. 유럽은 아예 단말기 보조금이 없다.

국내 이통사의 이런 출혈적 마케팅비 지출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통신비는 가구당 월 13만8312원(통계청)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각종 결합상품 판매 등으로 모두 1조147억원, 가구당 월 5072원의 통신요금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통 3사가 현재의 마케팅비 비중을 중국·일본 수준인 15% 정도로만 낮춰도, 한 해 2조7500억원 가량을 절감해 가구당 월 1만3747원, 전체 가계통신비의 10%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말기 보조금은 결국 소비자들한테 돌아가는 혜택이라고 이통사들은 주장하지만, 2년 이상 장기 약정 요금을 통해 그 비용의 대부분을 회수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반면, 지난해 이통 3사의 투자총액은 3조500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6%이며, 2006년 이후 투자액은 3조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마케팅 비용은 해마다 큰폭으로 늘리면서,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얘기다.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하소연도 배부른 얘기라는 지적이 많다. 1위 사업자인 에스케이티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6%, 케이티는 7.6%, 엘지티는 11.0%다. 투자를 회수하는 초기 단계보다 이익률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제조업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면서 이통사들이 서비스의 가격 등 ‘본원적 경쟁’보다는 판촉에 매달리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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