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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0.05 21:02 수정 : 2009.10.05 21:02

태권도 빼면 존재감 없는 게임속 한국인

게임에서 한국인은 어떻게 그려질까. 외국 게임에서 한국 캐릭터가 본격 등장한 시기는 서울올림픽 이후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태권도가 채택되면서, 태권도를 쓰는 한국 캐릭터의 비중이 높아졌다. 격투게임 ‘아랑전설2’에 등장한 김갑환은 태권도를 사용하는 최초의 한국인 캐릭터다. 태권도는 발차기 기술과 화려한 액션으로 격투게임 애호가들을 열광시키며, 한국 캐릭터를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철권’의 백두산, ‘킹오브파이터즈’의 이진주 등 게임 속 한국인 캐릭터는 대부분 태권도를 한다.

그러나 한국인 캐릭터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특히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심각하다. 한국은 전쟁국가로 표현되며 나쁜 한국인은 대부분 북한인으로 설정돼 있다. 총싸움게임 ‘크라이시스’는 북한군과 싸우는 미국 특수부대의 활약을 다루었다. 게임 속 북한군은 포로를 고문하는 악당으로 묘사된다. 또 ‘로그 워리어’ ‘홈프런트’ 등 해외 유명 게임에서도 북한군이 악당으로 나온다. 북한이 악당으로 등장하는 게임에서 남한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게임에서도 한국은 강대국의 눈치만 보는 약소국일 뿐이다. 대부분 게임이 미국과 북한이 싸우는 내용이고 남한의 역할은 전쟁터만 빌려주는 게 전부다. 한국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반영된 게임도 있다. 미국에서 수백만장이 팔린 ‘지티에이4’(GTA4)에선 재미 한국인을 위조지폐범으로 묘사했다. 게임 속 한국인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당이다. 주인공은 한인타운의 위조지폐범을 처단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일본에서 만든 ‘용과 같이2’는 일본 범죄조직과 한국 조직폭력배 간의 전쟁을 다뤘다. 근사하게 묘사된 일본인 주인공과는 달리 한국인은 비열하고 잔인한 폭력조직으로 표현됐다.

캐릭터의 무국적성도 논란이다. 생김새는 중국인과 비슷하고, 개성은 일본인에 미치지 못하는 어중간한 캐릭터가 많다. 닌자·사무라이·가라테 등 다양한 일본 캐릭터에 비해 한국 캐릭터는 태권도를 빼면 개성을 찾을 수 없다. 80년대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월드히어로즈’에는 이소룡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둔갑시켜 쓴웃음을 짓게 했다. 최근 ‘스트리트파이터4’에 추가된 한국인 캐릭터도 논란을 일으켰다. ‘스트리트파이터4’는 전세계 2000만장 이상 팔린 유명 격투게임으로 한국캐릭터(사진) 등장 소식에 게임 팬들의 기대를 모았는데, 추가된 한국인 캐릭터가 국적만 한국인이고 의상이나 생김새는 중국인과 비슷하게 그려졌다. 목소리도 영어·일본어로만 더빙됐다. ‘대항해시대4’에 등장하는 한국인 무녀 캐릭터도 의복이 중국인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 개발사는 차기작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선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추가하는 등 한국 바로보기에 나섰다.

이덕규 <베타뉴스>(betanews.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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